중력과 은총* =김리윤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중력과 은총* =김리윤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67회 작성일 22-10-14 23:25

본문

중력과 은총*

=김리윤

 

 

    깃털을 베고 잠이 들었다가 깃털이 옮겨 붙은 채로 걸었다 여름 바닷가였다 너는 개를 싫어하는 개를 한 마리 데리고 왔다 기다리라고 말했다 흰 발등을 가진 사람들이 오가는 해변은 검은 발자국으로 자욱했다 돌아보는 얼굴과 흔들리는 꼬리로 가득한 해변에서 발이 없는 것처럼 기다리는 그런 개를 두고 걸었다 기다리는 개의 마음은 다른 개들을 쉽게 지운다 너의 개는 한여름 광안리에서도 유일한 개가 되어 엎드릴 수 있다 너무 큰 날개 때문에 제대로 걸을 수 없는 천사 이야기를 알아? 걸음마다 모래에 빠진 발을 꺼내면서 나란히 비틀대던 네가 물었다 신발 끝에서 모래가 흩어진다 모래에 섞인 것들이 해변의 불빛을 쪼개고 있다 수평선 근처에서 터지다 만 불꽃들은 달빛과 뒤엉키고 있다 바닷가에선 싸구려 불꽃도 이상하게 아름다워 사진으로 본 아름다운 것들은 다 잊자 기다리는 것이 오리라는 것을 그 개는 알고 있는 것 같다 그것은 세상의 아름다움이 아닌 것 같다 보도블록이 발자국을 지우고 있다 개는 꼬리를 흔든다 병 조각이며 마른 밥알, 깃털이 섞인 모래알이 잔뜩 따라붙은 날개의 천사가 똑바로 걷고 있다 잠에서는 깃털 하나하나가 새라도 된 것처럼 날아다녔다

    *시몬 베유.

 

   얼띤感想文

    앉아 있었다 깜빡거리는 커서만 집중적으로 보고 있었다 순식간에 균열이 일어났고 순식간에 지워져 갔다 두 개의 구체가 재바르게 피하며 미끄러져 갔다 이에 맞게 햇빛은 정체의 길에 안도했다 다시 커서가 멈췄다 멍한 연어처럼 하늘만 보는 운문에서 매전을 지나 공기가 될 때까지 일상을 지웠다 자꾸 깜빡거리는 커서에 무언가 닫혀 있었다 깜빡거리는 저 커서에 묻혀 있는 내가 묻은 나를 캐내어 오는 초조함을 보았다 계속 앉아 있었고 깜빡거리는 커서는 다시 발하고 있었다 무게가 아닌 것들이 무게에 부딪히고 있었고 부딪친 무게가 커서 바로 앞까지 부서져 내리고 있었다 눈처럼 눈밭에 눈사람처럼 기이한 방에서 기이한 독배를 들며 나를 없애기 위한 아지랑이를 묶어 나갔다 앉아 있었는데 결국 깜빡거리는 커서는 나오고 있었다 두 개의 공기가 가벼워질 때까지 피스톤의 압력은 실린더의 은피를 다만 태워 나갔다 회전문처럼 입국한 사람은 커서를 주시하다가 회전문처럼 출국하며 통로를 만들고 있었다 커서가 모르는 뒷배경의 다른 날씨는 두 구체를 들고 뛰어가는 화장실에서 익숙한 질감을 닦으며 주머니에 손을 넣고 있었다 커서가 가리는 키는 쪽으로 또 다른 언어는 누워 있었고 낯선 언어의 문장을 읽고 있었다 단풍이 물들 때까지 커서는 내내 운전만 했다 먼 나들이가 아닌 시골 촌길에서 읍내까지 외출은 정장을 하며 단추를 채울 때 커서는 삼갈 길 없이 그 물통을 들고 나갔다 구름이 오르고 야생은 죽어 있었다 군락이 사라지자 노을 핀 저녁의 새들이 모두 빠져나갔다 양떼구름만 동동 떠 있었다 창문은 열어두고 커서는 그 끝에서 아직 떨고 있는 모습으로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913건 26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366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8 0 10-23
366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6 0 10-23
3661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1 0 10-23
366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6 0 10-22
365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3 0 10-22
365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4 0 10-22
365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9 0 10-22
365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5 0 10-22
3655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4 1 10-22
365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7 0 10-21
365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8 0 10-21
365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9 0 10-21
365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2 0 10-21
365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9 0 10-20
364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7 0 10-20
364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2 0 10-20
3647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6 2 10-20
364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2 0 10-19
364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4 0 10-19
364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9 0 10-19
364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8 0 10-19
3642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4 1 10-19
364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4 2 10-18
364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4 0 10-18
363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5 1 10-18
363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5 1 10-17
363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2 0 10-17
363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0 0 10-17
363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3 0 10-17
363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0 0 10-17
363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8 0 10-17
363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7 0 10-16
363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1 0 10-16
363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7 0 10-16
362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0 1 10-16
362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3 0 10-16
362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3 0 10-15
362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0 0 10-15
3625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8 0 10-15
362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9 0 10-15
362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7 0 10-15
362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7 0 10-15
열람중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8 0 10-14
362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1 0 10-14
361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3 0 10-14
361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9 0 10-14
361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9 0 10-14
3616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9 0 10-14
361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8 0 10-14
361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1 0 10-14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