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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혼자 살고 술은 약해요 =이원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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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77회 작성일 22-10-23 20:50

본문

제주에서 혼자 살고 술은 약해요

=이원하

 

 

    유월의 제주 종달리에 핀 수국이 살이 찌면 그리고 밤이 오면 수국 한 알을 따서 착즙기에 넣고 즙을 짜서 마실 거예요 수국의 즙 같은 말투를 가지고 싶거든요 그러기 위해서 매일 수국을 감시합니다

    나에게 바짝 다가오세요

    혼자 살면서 나를 빼곡이 알게 되었어요 화가의 기질을 가지고 있더라고요 매일 큰 그림을 그리거든요 그래서 애인이 없나봐요

    나의 정체는 끝이 없어요

    제주에 온 많은 여행자들을 볼 때면 내 뒤에 놓인 물그릇이 자꾸 쏟아져요 이게 다 등껍질이 얇고 연약해서 그래요 그들이 상처받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앞으로 사랑 같은 거 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제주에 부는 바람 때문에 깃털이 다 뽑혔어요, 발전에 끝이 없죠

    매일 김포로 도망가는 상상을 해요 김포를 훔쳐가는 상상을 해요 그렇다고 도망가진 않을 것예요 그렇다고 훔치진 않을 거예요

    나는 제주에 사는 웃기고 이상한 사람입니다 남을 웃기기도 하고 혼자서 웃기도 많이 웃죠

    제주에는 웃을 일이 참 많아요 현상 수배범이라면 살기 힘든 곳이죠 웃음소리 때문에 바로 눈에 뜨일 테니깐요

 

   얼띤感想文

    이 시를 읽는 독자로서 시인은 제주에서 혼자 사시겠지만, 술은 센 거 같다. 시어 유월은 한도를 넘기는 즉 초과다. 제주는 재주로 들리기도 한다. 수국은 시의 객체다. 그러니까 수국은 꽃의 이름이다가 보다는 물의 한 세계로 말이다. 착즙기에 넣고 즙을 짜는 행위, 수국의 즙 같은 말투, 수국을 감시하는 행위까지 독자와의 만남을 묘사한 문구다.

    혼자 살면서 나를 빼곡히 알게 되었어요 화가의 기질을 가지고 있고 매일 큰 그림을 그린다. 그래서 애인이 없다고 하는 화자, 도시의 전체적인 기질을 표현했다고 보면 좋겠다.

    제주에 온 많은 여행자를 볼 때면 내 뒤에 놓인 물그릇이 자꾸 쏟아지는 것은 모두 등껍질이 얇고 연약해서 그렇다는 얘기다. 그러니까 시 인식 부재다. 바닥과 천장의 차이다. 사실 시는 많은 것을 내포한다. 사랑하는 사람이 읽는다면 어처구니없는 진실 아닌 진실을 낳기도 한다. 그러므로 상처받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 사랑 같은 거 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다.

    한 문장에서 피어나는 여러 밤송이, 밤송이들 그 발전의 끝은 사실 없다.

    매일 김포로 도망가는 상상을 한다. 여기서 김포는 지역명이 아닌 소리 은유로 보면 더 좋을 듯싶다. 김포는 읽는 대로 표기하자면 긴-포다. 그러니까 글발이다. 여기서 날 잡아봐라~ 하며 뛰어가는 어떤 한 여자가 자꾸 떠오른다. 그것도 좁은 공간에서 웃음이 나온다.

    제주에는 웃을 일이 참 많다. 나도 사실 인정한다. 그러면서 시간 보내며 안식하며 마음을 다스리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 않으면 시를 읽지는 않겠지. 현상 수배범이라는 시어, 현상은 나타나 보이는 그대로를 뜻하며 수배범은 수사망을 펴서 잡으려는 범인이다. 그러니까 있는 그대로 읽다가는 큰 낭패를 본다는 말이다. 나도 웃음소리 한 번 크게 내본다. 잘 감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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