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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구름의 내부 =신두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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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51회 작성일 22-10-11 12:55

본문

구름의 내부

=신두호

 

 

    먼 길은 그대를 배회하도록 만들었다 갈대들이 일몰 속의 초점이 되어 시야는 지평으로 사라졌다 그때마다 잠든 네 혈액을 관찰하고 싶었다 실내가 턱 밑의 동맥을 짚어내는지 가까스로 터지는 기포처럼 너는 심장을 두근거렸고 병 속의 물이 그림자로 번지면 벽들은 공간으로 전개되었지만 시간은 더 이상 어느 것에도 머무르지 않았다 혈관을 따라 구름이 드리워질 때 빛이 아닌 종류의 점성으로부터 물은 몸의 평형을 이해하는 중이었다 푸르스름한 공기 속에서 너는 깨어났고 이질적인 표정은 기분을 쉽게 잊었다 내부는 메마른 손에 한기를 쥐여주었다 듣지 못한 풍경 속을 지나쳐왔다 듣지 못할 풍경의 건너편에서 바람은 그대의 잠에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붉은 그림자들이 실내를 장식해갔지만 처음으로 네 혈액이 점성을 잃었고 그대를 중심으로 한 실내의 표면들은 하나의 순간 속으로 묽어지려 들었다

 

   鵲巢感想文

    어제는 어제고 오늘은 오늘이다. 몸은 더욱 굳어 걷기가 더 어렵고 걸었다 하면 넘어지고 안 넘어지려고 무엇을 잡았다가 잡은 그 통까지 넘어뜨리다가 안의 내용물은 무엇이 담겼는지 분간할 수 없는 게 우리의 마지막 길인가 보다.

    안쓰러워하는 마음에서 두려움에 이르기까지 우울에서 침묵으로 잇는 길까지, 어쩌다 와야 할 통화가 아니 오는 것에 대해 생각하다가 기대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오는 통화가 무척이나 길어지고 그러면서도 만나고 싶지 않은 상황을 만들고 끝까지 지옥 아닌 지옥을 만들고 있는 것에 대해서 내 몸은 더욱 불안하고 불편하고 혼란스럽기만 하다.

    사막의 모래언덕처럼 처음부터 길 없는 곳에서 찾아 나서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었지만 내몰리다시피 한세월, 푹푹 빠지는 물 눈을 머금고 아무것도 없는 거라 위안하면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통화는 오고 빈말로 고맙습니다 미안합니다 곁은 싸늘한 냉방, 곁에 있어야 할 사람은 아예 돌아보지 않는 방 노란 개미 떼가 바닥만 긁는다.

    뛰어가는 말은 거저 바라보며 있다가 또 걸어가는 말은 걸어가고 오는 말은 오는 것인데 나의 구름은 순간 뛰쳐나간 말 때문에 상처는 오고 갈퀴 두른 목으로 숨지 못한 아픔을 장식한 아침이었다. 향신료의 고장 향신료 하나 없이 묵 같은 아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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