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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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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서부터 기린 / 김성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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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278회 작성일 22-09-28 08:27

본문

거기서부터 기린 / 김성신

 

   

 

안에서부터 밖으로 이어진 동굴

 

별들이 돌아앉아 별자리를 수놓고

나무와 잡풀을 온몸에 그리고 있다

그곳으로 들어가는 표정은 묽어지고

발설하던 목소리는 긴 목에 걸려 되새김 중

 

한 걸음 걸으면 숲을 지나 사막

또 한 걸음 걸으면 바다를 지나 너의 집

계절은 유영을 가로질러 긴 목을 휘청거렸지

 

빛이 없어도 움직이는 것을 알지요

구름 위의 잎을 따기 위해

바람의 길을 뚫고 더 멀리 더 높게 치켜들면

모가지는 한 뼘씩 자라곤 했지

 

다리를 떼어낸 구름이 빗금을 쳐

그늘을 들썩이며 이미지를 치켜올린다

그림자를 에운 혼잣말이 복화술로 부푼다

부러질 것 같은 다리, 종유석처럼 솟고

그렁그렁한 큰 눈 사이로 초식의 창살 송곳니

 

밤에 태어난 짐승은 별자리를 온몸에 새기고

허리가 길고 가는 목을 가졌다

한 번은 엉덩이를 길게 빼고

한 번은 가슴 졸이며 누가 헤집고 들어오는 것일까

어제의 일을 잊은 듯 긴 통로를 헤맨다

 

겨울이다, 거울처럼 깨질 것 같은 추위

잎들이 사라진 세계에서 지상의 뿌리를 생각하듯

땅바닥에 고갤 처박고

긴 혀를 날름거리며 오늘도 새순을 기다린다

 

금간 동굴 천장 사이로, 무너트릴 듯 스며드는

가늘고 긴 빛 하나

 

 얼기설기 엮기

지하철 내려 숲으로 들어서면 지켜야 할 규칙이 있다. 복화술로 말하기.

누구도 진심을 말해서는 안 되는 그저 목을 뻗쳐 새순을 찾고 일용할 하루치 양심은 버리면 된다. 시는 겨울이지만 새순을 기다리고 한줄기 빛을 기다린다. 사막에서 바다에서 너의 집은 어디 있니? 네가 숨어들 동굴은 어디 있는 거니? 창살 같은 동물원에서 너를 본 것은 다만 착각인거니...... 인간을 가둔 거대한 동물원에 오늘 아침도 자라목을 한 남편이 동굴 밖 사냥을 나갔네. 난 기린의 목을 하고 보이지 않는 곳 까지 슬픈 눈이 뒤를 따라 갔네.

기린 목 자라목 삐둘어진 목 굵은 목 날름거리는 목 흉한 목 배고픈 목 죽어가는 목...... 검은 리본을 단 너의 목이 제일 슬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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