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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하면 우리는 우리를 모르고 =이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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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80회 작성일 22-09-30 16:03

본문

왜냐하면 우리는 우리를 모르고

=이제니

 

 

    매일매일 슬픈 것을 본다. 매일매일 얼굴을 씻는다. 모르는 사이 피어나는 꽃. 나는 꽃을 모르고 꽃도 나를 모르겠지. 우리는 우리만의 입술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우리만의 눈동자를 가지고 있다. 모르는 사이 지는 꽃. 꽃들은 자꾸만 바닥으로 떨어졌다. 사물이 거울에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 있습니다. 그 거리에서 너는 희미하게 서 있었다. 감정이 있는 무언가가 될 때까지. 굳건함이란 움직이지 않는다는 말인가.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은 오래오래 믿는다는 뜻인가. 꽃이 있던 자리에는 무성한 녹색의 잎. 녹색의 잎이 사라지면 녹색의 빈 가지가. 잊는다는 것은 잃는다는 것인가. 잃는다는 것은 원래 자리로 되돌려준다는 것인가. 흙으로 돌아가듯 잿빛에 기대어 섰을 때 사물은 제 목소리를 내듯 흑백을 뒤집어썼다. 내가 죽으면 사물도 죽는다. 내가 끝나면 사물도 끝난다. 다시 멀어지는 것은 꽃인가 나인가. 다시 다가오는 것은 나인가 바람인가. 사람을 믿지 못한다는 것은 자신을 믿지 못한다는 것이다. 거짓말하는 사람은 꽃을 숨기고 있는 사람이다. 이제 우리는 영영 아프게 되었다. 이제 우리는 영영 슬프게 되었다.

 

   얼띤感想文

    매일매일 유리막을 본다 매일매일 오고 가는 것을 본다 희미한 얼굴이 내 앞에 서 있다 문을 열고 나를 본다 나는 모자를 모르고 귀고리를 모른다 네가 나를 집고 들고 갈 때까지 네가 머문 집에서 내 머리핀을 뽑을 때까지 나는 다만 박혀 있는 눈동자, 냉장의 슬픔을 모르고 끼어 있는 공포증을 모르고 줄지어 선 차례를 모른다 모자는 덥석 나를 집는다 나의 뒤와 그 뒤까지 그리고 내 옆까지 집어 올린다 걸어간다 까만 봉지에 담기 위해 손은 건네고 손은 받고 이건 무알코올인데 괜찮으시겠어요, ! 그래요 바꿔 올게요 내 옆의 친구는 다시 들어가 앉는 저 슬픔, 밤새 아니 아침이 올 때까지 염불을 꿰며 있을 것이다 손은 정렬하게 담아 넣는 저 센서, 손은 들고 간다 덮다, 이 늦여름의 열기에 순간 온몸은 식어가는 것일까, 이렇게 출렁거리며 걷는 기분은 또 얼마 만인가! 바람이 분다 내 뒤에 선 것은 누군가의 손으로 건네며 있고 나는 가을바람 만끽하기도 어설픈 순간 딱 핀 뽑혀 덜렁거린다 꿀꺽꿀꺽 흐르는 내 담았던 모든 애액, 허전함 속에 웃으면 안 되는데 모든 중압감이 다 날아간 듯 순간 또 눈은 감겨오고 그 찰나, 짓뭉개듯 우그린 저 우악스러운 손, 발로 아예 납작하게 만들어 버린 바닥에 주름은 더 깊고 무엇도 담을 수 없는 침묵, 침묵은 휙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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