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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단 한 사람 =함기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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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58회 작성일 22-09-22 21:17

본문

단 한 사람

=함기석

 

 

    열쇠를 잃어버렸나 보다 개는 어두워오는 집 대문에 쪼그리고 앉아 눈을 맞고 있다 눈사람은 없고 눈사람이라는 소리만 버려진 고양이 모습으로 돌아다니는 복대동 골목 개는 오랫동안 고양이 눈을 쳐다보다가 빨간 방울넥타이를 앞발로 여미고는 컹컹 짖는다 다른 개들이 힐끔거리며 지나간다 모두 목에 황금색 열쇠를 걸고 있다 개들의 냉소와 비웃음소리 위로 차곡차곡 눈이 쌓인다 개는 코 끝에 쌓이는 박꽃 눈을 핥아 본다 혀가 아리다 추운 겨울밤, 집은 없고 집이라는 낱말 속으로 들어가 잠들어야 한다는 거 그 열쇠마저 잃어버렸다는 거 눈사람이 온다 그도 신발을 잃어버렸나 보다 어두운 집 대문에 맨발로 서서 오랫동안 개를 바라본다 아무것도 가지지 못한 단 한 사람

 

   얼띤感想文

    개에서 눈사람까지의 여행이다. 모두 자아를 제유한 시어다. 눈사람은 우리가 아는 눈사람이 아니라 꽃눈이나 잎눈 따위의 싹 같은 눈사람이다. 혹은 누다에서 시적 파생어로 마치 명사형처럼 온다. 고양이 모습으로 돌아다니는 것은 독자의 눈빛이거나 그 눈빛으로 바라보는 세계관을 찾는 시인의 모습이겠다. 빨간 방울 넥타이는 하나의 경계다. 목줄에 꿴 시적 골목에 누비는 일이겠다. 다른 개들이 힐끔거리며 지나간다. 이들은 모두 황금색 열쇠를 목에 걸고 있다. 이미 죽음의 세계에 이른 족속들이다. 그러고 보면 개라는 족속은 죽음에 이른 동물의 일종이다. 시의 처음 시작 부분, 열쇠를 잃어버린 개에서 황금색 열쇠를 걸기 위한 노력의 과정이다. 박꽃은 원만한 구체를 상징한다. 그 꽃을 핥아야 눈사람의 이행은 순탄하지만, 읽을 때마다 혀만 아리다. 드디어 추운 겨울이 왔다는 건 시의 견고성 죽음이겠다. 비로소 눈사람은 되었지만 이제는 열쇠가 아니다. 신발을 찾아야 한다. 믿고 밟아 가는 시의 세계에 굳건한 안착을 기대하며 개를 바라본다. 그러나 아무것도 가지지 못한 단 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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