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석사에서/박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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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회의 시가 있는 아침 241215)
부석사에서/박서현
하늘과 맞닿은 능선 옆에
몇백 년을 버틴 나무집이라니.
나무는 죽어서 풍채로 남고
하얀 살 내 은은히
향기로 남았다
범종루 꿈인 듯
계단을 오르면
바람은 두 팔을 들어 내 등을 토닥이고
햇살
여기서는 느끼고, 듣고, 맡으라
눈은 정작 반만 뜨라 하네
바람아!
햇살아!
수만의 거란군을 맞아
온몸 화살을 맞은 양규 장군처럼
영겁의 시간 속
수백만의 햇살을 받고 장렬히
전사하고 싶다
부석사 무량수전 앞에서
(시감상)
혼돈의 밤이 지나갔다. 해는 다시 떠오르고 겨울은 다시 겨울이 되었다. 얽힌 실타래의 매듭 중 하나가 풀린 것이다. 여전히 숙제는 남아있고 풀어야 할 것은 산적하다. 본문에 나무는 죽어서 풍채를 남는다고 한다. 민초들의 소리, 염원, 향기 그리고 외침은 역사 앞에 고스란히 남을 것이다. 거란군의 화살을 온몸에 맞고 장렬하게 전사한 것은 양규 장군일지 몰라도, 대부분은 민초들이다. 소수가 아닌 이름조차 희미해질 대중의 힘은 위대하다. 중요한 것은 이름이 아닌 정의와 화합과 희생을 통해 후세가 살길을 열 줄 아는 한 걸음의 전진이다. 부석사 무량수전은 고고히 빛날 것이다. 나라를 위해 희생한, 노력한, 애쓴 수많은 응원봉의 불빛처럼 별이 될 것이다. (글/ 김부회 시인, 문학평론가)
(박서현 프로필)
(강원문학신인상)등단, 한용운 님의침묵 백일장 장원, 강원문인협회, 원주문인협회 회원
박서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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