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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표적 =장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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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41회 작성일 25-01-04 21:21

본문

달의 표적

=장수진

 

 

나는 느긋하게 걸었다

 

교회 종소리가 울려 퍼지면

 

버려진 빵을 소중히 갉아먹는

부랑자처럼

 

힘없이 싸우고 싶어 하는 들개처럼

 

새들의 무덤을 찾았다

 

   문학과지성 시인선 598 장수진 시집 순진한 삶 36p

 

   얼띤 드립 한 잔

    초심을 잃어서는 안 된다. 항상 무언가 쓰곤 했다. 썰면서 생각하고 생각을 다지면서 캄캄한 앞을 보려고 했다. 여전히 하루는 갈고 닦고 또 베어내고 빚어내고 점점 무너져 간 무게를 찾아야 할 때다. 캄캄 블랙이다. 블랙은 늘 시작이었다. 블랙은 느긋하다. 아무것도 없는 색깔이면서도 그 모든 것 가려준다. 분간한다. 새해는 덤벙거리지 말고 침착하자. 블랙처럼, 종소리가 아닌 종처럼 인자를 찾아 시를 위한 견마지로犬馬之勞를 다할 때 비로소 일성의 주인이 되는 그날까지 버려진 빵처럼 부풀어야겠다. 아직도 힘이 넘쳐나는 개나발이라도 혼쭐 놓는 하루의 즐거움으로 달의 표적을 확인하고 쫓아야겠다. 올해는 반드시 한 단계 업 될 것이다.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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