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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빗소리 =이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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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88회 작성일 25-01-19 16:08

본문

빗소리

=이재훈

 

 

   메마른 땅에 아카시아 꽃잎 떨어져요. 질긴 가지 끝에서 제 몸을 뜯어내는 소리, 천둥치는 밤. 당신은 그 아픔을 숨기고 투명한 몸으로, 꽃잎처럼 경쾌하게 내려요. 낡은 군화를 신고, 알록달록한 옷을 입고, 앙상한 가지를 꺾어가며 걸었어요. 흙발로 저벅저벅 아스팔트 위를 걷다가 문득, 당신을 봅니다. 사납고 포악한 걸음걸이 사이로 보이는 당신의 알몸. 밤이 되어도, 이별이 지나도, 당신의 몸이 온 사방에 닿는 소리 들려요. 당신이 울고 있다 생각했지만, 실상 당신은 아무 말 없어요. 아무 몸짓도 없어요. 잠시 침묵.

 

    몸 부딪히는 소리만 들려요.

    서러운 아픔도 참, 아름다워요.

 

    문학동네 포에지 048 이재훈 시집 내 최초의 말이 사는 부족에 관한 보고서 51p

 

 

    얼띤 드립 한 잔

    늘 빈손이었다. 비는 손이라 했다. 희망은 그렇게 온다. 가진 것 없이 널 바라볼 때 참맛은 그때 오는가 보다. 그래서 생사를 넘나드는 사선에서 빈털터리로 마지막 주먹을 날릴 때 제대로 된 불멍 하나 얹어 가는가 보다. 그러니까 섣불리 훅하지 말고 침착한 노선을 지켜야 한다. 서로 다른 길이 함께 이어질 때 꽃잎 하나 매달고 그렇게 가는 거다. 왕래는 유심히 보는 것에서 출발하고 뒷걸음질 치는 불신감은 바닥에다가 후비며 내버려 두는 거다. 불끈 들어 올리는 저 힘에 가뿐히 몸을 실어 점차 무게를 줄여나가는 거다. 그것 참, 그게 가능해 가능하니까 하모니카 불며 앉은 저 뚱땡이도 있는 거겠지. 저렇게 환한 얼굴로, 그래 희망을 품어 봐, 영 죽지는 말고 아직도 깜깜한 밤은 흙먼지 가득 안고 있었던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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