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고 화창한 날 =임승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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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고 화창한 날
=임승유
나와 보니 밖이었다. 밖은 안에 있는 게 없었다. 없는 게 있으면 밖은 지속되고
없는 상태로
지속되는 밖에서는 누가 있는지 모른다. 지나간다. 지나가는 마음으로 가득하다. 밖은 빈 데 없이 많고
널리 퍼져 있고
끝이 안 보인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지 않으려면 밖을 옮겨야 하는데
밖을 옮기는 데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 걸리는 게 많으면 피곤해진다. 어디 안으로 들어가고 싶은데
밖은 만연해 있다.
얼띤感想文
가을, 아름답고 화창한 날이었다. 안은 우울하고 답답하고 내일이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밖은 내일이 있느냐? 없다 그러나 볼 수 있다. 동굴 밖의 세상을 말이다. 저 너른 들판을 보라! 끝없이 펼쳐진 광야의 세계 그러나 죽을 수도 있다는 사실, 내 모르는 존재로부터 그러나 인식의 세계는 또 다른 인식을 낳는다. 복제의 한낱, 우리다. 가령 No 249 무슨 영화를 보는 것처럼, 인간이라는 맥은 내나 그 자리였다. 시라는 것도 마찬가지 아닐까!
그러고 보면 지금, 이 순간 가장 아름답고 화창한 날이다. 본연의 업무에서 잠시 나와 명상을 하고 저 멀리 또 나가려는 발자국을 남기고 밖은 만연하다. 얼마든지 걸어 나갈 수 있는 세계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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