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두 건 가지고는 유지가 안 돼요. 여덟 건 이상은 해야 돼요. 여름에는 노인들이 잘 안 죽어요. 이 업종에도 성수기가 있다니까요. 요즘은 일을 통 못했어요. 한때 우리가 바가지를 씌우고 불친절하다고 소문이 났었지만 그래도 지난겨울엔 여섯 건은 했거든요. 요즘은 친절하려고 애쓰는데도 회복이 잘 안 되네요. 땅 사고 건물 짓느라 은행 빚을 많이 얻었어요. 장사가 잘돼야 이자도 내고 원금도 갚아나가지요. 이 김포시 인구가 이십사만인데 보시다시피 막 신도시가 들어서고 있잖아요. 머지않아 오십만은 될 것이고 그중 노인 인구가 점점 늘어나 이제 20프로는 노인이거든요. 그중 5프로만 죽는다 해도 그리고 대부분 큰 병원 영안실에서 장례식을 하고 나머지 10프로만 우리 장례식장에서 처리한다 해도 틀림없이 우린 회생할 수 있어요. 겨울까지만 좀 기다려주세요. 노인들이 여름에는 잘 안 죽어요. 비수기라니까요.
얼띤感想文
시의 내용으로 보면 웃지 않을 수 없는 사항이다. 사람이 죽어 나가야 살아갈 수 있는 일에 종사하는 사람의 얘기다. 한 달에 두 건 가지고는 유지가 안 된다. 이 얘기만 들어도 내가 하는 일이 얼핏 지나간다. 아무리 영업을 못 해도 한 달에 두 건 정도는 있었던 적이 있었다. 사실 한 건만 있어도 충분히 유지될 수 있었던 사업, 지금은 1년에 한두 건 있을 둥 말 둥 하다. 물론 이러한 사항은 나만 그런 것도 아니다. 사회 전반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이다. 제조업은 점차 해외로 이전하고 서비스만 더욱더 경쟁적이라 먹고사는 일은 더 핍박하다. 그러다 보니, 개인 사업자는 하나에서 둘로 늘이고 둘에서 서넛까지 늘이다가 이것도 세금 문제로 점차 줄여나가 이제는 하나 운영하는 것도 벅찬 세월이 오고 역시 하나까지 그 위험 수위에 오르다 보니 겸업까지 하는 일이 생긴다. 웃지 않을 수 없는 사항이다. 인권과 권익 거기에다가 노동의 법적 제도 마련으로 노동자를 보호하자는 차원이 사회적으로 오히려 살기 더 어렵게 만들었다. 그나저나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시에서는 분명 계산적이며 논리적으로 말해 두었지만, 실상은 또 그렇지가 않다. 시장은 언제나 뛰어드는 업체까지 고려해야 하고, 얼마까지 버틸 건지 이자와 경제적 기회비용까지 계산한다면 아무도 사업에 뛰어들 사람은 없다. 지금 현실은 더욱더 그렇다. 환율이 치솟고 소비경기는 냉 바닥이니 시장을 오히려 관망하며 바라보는 일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 현업에 종사하는 사람이야말로 지금 이 죽음의 계곡을 어찌 통과하나 고민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