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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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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병점(餠店) =최정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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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39회 작성일 22-09-19 21:41

본문

병점(餠店)

=최정례

 

 

    병점엔 조그만 기차역 있다 검은 자갈돌 밟고 철도원 아버지 걸어오신다 철길 가에 맨드라미 맨드라미 있었다 어디서 얼룩 수탉 울었다 병점엔 떡집 있었다 우리 어머니 날 배고 입덧 심할 때 병점 떡집서 떡 한 점 떼어 먹었다 머리에 인 콩 한 자루 내려놓고 또 한 점 떼어 먹었다 내 살은 병점 떡 한 점이다 병점은 내 살점이다 병점 철길 가에 맨드라미는 나다 내 언니다 내 동생이다 새마을 특급 열차가 지나갈 때 꾀죄죄한 맨드라미 깜짝 놀라 자빠졌다 지금 병점엔 떡집 없다 우리 언니는 죽었고 수원, 오산 정남으로 가는 길은 여기서 헤어져 끝없이 갔다

 

   얼띤感想文

    병점은 마치 병점病占으로 듣긴다. 병점은 지역명으로 시인의 고향이 아닌가 생각한다. 거기에 기차역이 있었다. 기차의 문학적 속성은 칸칸 연결한 원고지 같다. 거기에 묵직한 묵음들의 행렬은 병점처럼 끌어오는 입덧 같은 것이 있다. 검은 자갈돌 밟고 철도원 아버지 걸어오신다. 나를 낳으신 아버지의 시적 개념은 전 집에서 온 오감도, 철길 가에 맨드라미 맨드라미 있었다. 맨드라미는 붉다. 살아 있는 생물의 특징 같은 거 말하자면 붉은 피를 연상케 하지만 지면의 소리 은유처럼 빤질나게 그을 수 있는 그런 드라마 같은 거까지 어디서 얼룩 수탉이 울었다. 아침을 여는 저 장화 같은 장닭은 시인이면 고대를 떠나 기대다.

    병점엔 떡집 있었다. 떡 치는 소리처럼 떡에 감기는 맛처럼 우리 어머니 날 배고 입덧 심할 때 병점 떡집서 떡 한 점 떼어먹었다. 어머니는 나를 일깨운 존재다. 이미 죽은 나를 배고 나의 동생을 낳을지는 모르나 병점에서 병점의 세계에 이른다. 머리에 인 콩 한 자루 내려놓고, 콩 거리듯 내려놓는 소리 은유에서 저 낱말 하나에서 떨어져 나간 그 한 점의 살점은 내 시였다. 그러니까 내 살은 병점 떡 한 점이다. 병점은 내 살점이다. 병점 철길 가에 맨드라미는 나다 내 언니다 내 동생이 되는 거다. 새마을처럼 새 시를 기대하며 특급열차처럼 꿴 원고에서 꾀죄죄한 맨드라미 놀라 자빠진다.

    지금 병점엔 떡집이 없다, 이미 시 인식을 떠나 던져버린 냅킨처럼 툭 던져 버린 나였다. 우리 언니는 죽었고, 웬 존칭 난 오빤데 수원, 오산 정남으로 가는 길은 여기서 헤어져 끝없이 갔다. 수원이라는 지역명이지만, 물의 근원을 생각한다면 오산도 마찬가지다. 내가 오를 산 하나쯤을 생각한다면 정남은 하방 경직성 바로 그 정남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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