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무진한 떨림, 무궁무진한 포옹 =박상순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무궁무진한 떨림, 무궁무진한 포옹 =박상순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79회 작성일 22-09-07 22:07

본문

무궁무진한 떨림, 무궁무진한 포옹

=박상순

 

 

그럼, 수요일에 오세요, 여기서 함께 해요, 목요일부턴 안 와요, 올 수 없어요, 그러니까, 수요일에 나랑 해요, , 그러니까 수요일에 여기서........

 

무궁무진한 봄, 무궁무진한 밤, 무궁무진한 고양이, 무궁무진한 개구리, 무궁무진한 고양이들이 사뿐히 밟고 오는 무궁무진한 안개, 무궁무진한 설렘, 무궁무진한 개구리들이 몰고 오는 무궁무진한 울렁임, 무궁무진한 바닷가를 물들이는 무궁무진한 노을, 깊은 밤의 무궁무진한 여백, 무궁무진한 눈빛, 무궁무진한 내 가슴속의 달빛, 무궁무진한 당신의 파도, 무궁무진한 내 입술, 무궁무진한 떨림, 무궁무진한 포옹,

 

월요일 밤에, 그녀가 그에게 말했다, 그러나 다음 날, 화요일 저녁, 그의 멀쩡한 지붕이 무너지고, 그의 할머니가 쓰러지고,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땅속에서 벌떡 일어나시고, 아버지는 죽은 오징어가 되시고, 어머니는 갑자기 포도밭이 되시고, 그의 구두는 바윗돌로 변하고, 그의 발목이 부러지고, 그의 손목이 부러지고, 어깨가 무너지고, 갈비뼈가 무너지고, 심장이 멈추고, 목뼈가 부러졌다, 그녀의 무궁무진한 목소리를 가슴에 품고, 그는 죽고 말았다,

아니라고 해야 할까, 아니라고 말해야 할까, 월요일의 그녀 또한 차라리 없었다고 써야 할까, 그 무궁무진한 절망, 그 무궁무진한 안개, 무궁무진한 떨림, 무궁무진한 포옹.......

 

    얼띤感想文

    시의 제목처럼 시는 인식에 따른 떨림과 포옹에서 오는 감이 전부다. 무엇을 더 설명할 수 있을까, 무궁무진한 네 입술에서 무궁무진한 내 꿈을 그려보는 일은 다만 아득하다.


    추석이 온다, 달 가득히 온다, 쓰러져 가는 내 몸뚱어리에 달 하나만 가득하다, 야금야금 파먹은 달빛에 부처님을 부르고 산신령을 부르고 무릎이 해지도록 빌고 또 빌었다, 눈이 멀어 문지방을 넘어가려다 넘어지다 건넛방에 아버지의 영정 사진이 보는 앞에서도 달만 생각하면 벌떡 일어나 언제 그랬냐는 듯 화장실에 들고

    추석은 온다, 달 가득히 온다, 세상 모든 달이 뜨고 그 달이 구름에 가려 보일 듯 말 듯해도 내 달은 기울임 없이 떠 있으라고 온갖 재물을 다 떠올려놓고 기어코 내 남은 달까지 모두 해약하여 떠받든 달에 무슨 일 생기지 않을까 해서 노심초사하여 달에 낀 노을을 살피다가 추석은 온다, 낮과 밤은 오로지 달빛에 피어나는 기도의 목소리

    둥실둥실 달은 뜬다, 밤공기 가르며 담장에 오른 호박잎 보며 아직도 다 맺지 않은 저 덩이를 보며 마을에 뜬 둥근달처럼 보얗게 바라보는 내 죽음을 온전히 묻을 수 있는 달에 오늘도 두 손 합장하며 비는 노파가 있고 달빛에 등 돌려 누워 눈물을 몰래 닦아 내리는 손이 있었다,


.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913건 31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341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1 0 09-12
341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8 0 09-12
341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8 0 09-12
341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6 0 09-12
340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6 0 09-12
340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2 0 09-12
340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7 0 09-12
340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9 0 09-12
340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9 0 09-12
340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4 0 09-12
340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3 0 09-12
340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4 0 09-12
340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9 0 09-12
340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0 0 09-12
339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8 0 09-11
339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3 0 09-11
3397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6 3 09-11
339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5 0 09-11
339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2 0 09-11
339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6 0 09-11
339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1 0 09-11
339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2 0 09-11
339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7 0 09-11
339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1 0 09-11
338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0 0 09-10
3388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8 1 09-10
3387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4 1 09-10
338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0 0 09-10
338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0 0 09-10
338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2 0 09-09
338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0 0 09-09
338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4 0 09-09
338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0 0 09-09
338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7 0 09-09
337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3 0 09-09
337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4 0 09-09
337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8 0 09-09
3376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9 0 09-09
337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4 0 09-08
337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7 0 09-08
337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0 0 09-08
337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2 0 09-08
337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7 0 09-08
3370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3 2 09-08
336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3 0 09-08
336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1 0 09-08
336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9 0 09-07
열람중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0 0 09-07
336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2 0 09-07
3364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8 3 09-07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