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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귀 속에 나의 시간이 있다 =이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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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14회 작성일 22-09-09 22:07

본문

까마귀 속에 나의 시간이 있다

=이재훈

 

 

    전생이 학이었을지도 모를 시간. 그 속에서 풀썩 날아오르는 새가 있다. 썩은 나무 전봇대에 몸을 얹고 꺼억꺼억 삭신이 부어오르도록 울고 있다. 밤마다 불 켜진 창 안에서는 시간을 켜는 소리 들린다. 내 몸이 자꾸만 뜨거워져 물매질이라도 실컷 맞고 싶을 때. 빗나간 사랑을 벼리고 벼리면 어디선가 꺼억꺼억 곡소리 들린다.

    불 켜진 창에 나는 갇혀 있다. 까마귀 한 마리. 밤하늘을 날다가 내 창가에 날아들어 주둥이를 내민다. 시간의 허방이 밤하늘 너머에 있다. 함께 날아오르자. 내 삶은 죽어 있는 새들의 시체를 보는 것에서 시작하곤 한다. 아침, 누군가에게 밟혀 배가 터져 있는 까마귀. 날파리 수십 마리가 터진 내장에 달라붙어 있다.

 

   鵲巢感想文

    너는 할 수 있어, 팔이 굳었다고 생각하지 마, 다리도 펼 수 있어 우선 고개를 들어 그리고 한바탕 웃는 거야 그리고 나를 먹어, 나를 먹지 않으면 허기가 져 더는 움직일 수 없을 거야 불안해하지 마 괜찮아 뭐든지 천천히 하는 거야 침대가 높다고 생각하지 마 높다고 생각하면 거기서 나올 수 없어 너에겐 가족이 있잖아 가족의 어깨에 기대며 일어나는 거야

    나는 담겨 있었다 밀폐 통에 냉장고에 그대로 놓아둔 채 그대의 손길과 어긋나 있었다 한 숟가락의 흰 밥과 버무려 먹을 수 있는 나물로 잠시 스쳐 지나간 손 더듬거리다가 다시 문 닫고 만 시간에 어둠만 먹고 있었다 점점 굳어가는 시간은 나뿐만은 아니었다 보름달이 낭창하게 바라보는 창 틈새 비집고 보면 배 쫄쫄 굶는 침대가 있고 엎어져 있는 허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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