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날에 민박을 하였다 =이돈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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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날에 민박을 하였다
=이돈형
우리는 물개박수가 지나간 손바닥에 보라색 매발톱꽃의 저녁을 그리고 있었다
어디선가 덤불 타는 냄새가 말 못할 반성을 태우는 것처럼 길고 오래가서 허기가 돌았다
달래려는 맘과 달래지는 마음 흐르는 물에 씻어도 한 뼘의 걸음이 남아 있었다
왜 밖에만 나오면 멀리 바라보게 되지, 당신의 말이 더 멀리 가고 있어 출발지에는 지나온 날이 쌓여 갔다
소금기 절은 브라를 벗어 찬물에 담그자 브라는 풍만하고 물컹했고 이따금씩 물 밖으로 삐져나와 검은 물감처럼 풀어졌다
바다에 동전을 던지고 왔으니 잠시 손을 놓아도 속은 훤히 비칠 것이다 당신을 들여다보며 잊을 만한 기분을 나눠 주고 싶었다
평상은 나신처럼 햇빛과 그늘이 번갈아 구부러져도 우리에게 부족한 말이 쏟아져도 소란을 떠난 무늬만 들여다보았다
소낙비를 맞아 볼 걸, 걸어 둔 여름은 또 올 것이다 하룻밤이 오랜 안부를 묻어야 할 시간처럼 왔다
저녁을 짓기 위해 당신의 배낭을 열고 빗소리를 찾았다
얼띤感想文
시제 ‘마지막 날에 민박을 하였다’, 결국 끝에 가서는 너의 가슴에 묻은 꽃 잠으로 지냈다. 바닥과 허공의 관점에서 쓴 시다.
물개 박수가 지났거나 매발톱꽃의 저녁을 그리는 일, 눈이 마주치지 않았거나 그 와중에 하늘의 족속 그러니까 허공의 한 무리다. 매발톱을 그리는 저녁은 시인이면 희망사항이다. 어디선가 덤불 타는 냄새는 허공의 시에 대한 존재성을 부각한다. 이에 느낌은 반성처럼 다가온다. 물론 이것도 시측 대변이지만, 사실 독자의 마음이며 시는 거울이므로 시인의 마음이겠다. 그 끝은 허기였다.
안에 가두었던 세계관과 바깥은 천지차이다. 안과 바깥의 거리를 줄이는 방법은 되돌이표다. 그전까지는 출발지에 수북이 쌓여만 가는 흔적이겠다.
소금기 절은 브라를 벗어 찬물에 담그는 행위와 검은 물감처럼 풀어지는 것은 내부의 인식되어 가는 과정을 묘사한다. 비유다. 바다에 동전을 던졌다는 것은 바다 같은 마음에 둥근 마음을 던진 것이다. 잠시 손을 놓아도 속은 훤히 들여다볼 수 있고 그러나 그것을 표현하기에는 역부족이지만,
평상은 곧 바닥이며 수평선이다. 햇빛과 그늘이 오가며 부족한 말은 소란처럼 오기도 하지만 역시 시의 인식은 멀다. 소낙비처럼 다시 또 여름을 기대하는 시인의 마음, 저녁을 짓는 마음은 시의 독자를 위한 그늘의 안식이겠다.
조금 전, 보험 금액 한 달 보험료 123만 원짜리 계약했다. 큰 금액은 작년 7월 200만 원짜리 계약한 이후 처음이다. 마음은 즐거워야 하는데, 그렇지가 않다. 세상과 또 엮은 일이며 입이 구차하여 몹시 힘들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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