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이병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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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이병률
새 한 마리 그려져 있다
마음 저 안이라서 지울 수 없다
며칠 되었으나 처음부터 오래였다
그런데 그다지
좁은 줄도 모르고 날개를 키우는 새
날려 보낼 방도를 모르니
새 한 마리 지울 길 없다
얼띤感想文
과객이었다, 우리는 모두 어쩌면 지나가는 새처럼 세상 머물다가 간다 몇백 년 전에도 그랬고 몇천 년 전에도 그랬다 아니 인류가 태동한 이래 줄곧 그랬다 이 드넓은 우주에서 이 좁은 지구라는 땅덩이를 깨달은 시간은 불과 얼마 되지 않지만, 현재를 현재라는 공간에서 날개만 키웠다 향후 우리는 어디로 가는 것인가? 영원히 깨지 않는 시간 속 꿈결 속으로 가는 것인가? 다시 깨어나지 않을 깊은 잠 속으로 말이다
과객이었다, 한 마리 새처럼 꿈에서 살고 꿈처럼 세상을 품으며 내일을 산다 신이 뭉그러져 더는 움직일 순 없어도 저것이 바른길인지 그릇된 일인지 분간할 이유는 없었다 발이 불어 터져 더는 갈 수 없어도 시원히 내리는 한 줄기 비라도 있어서 거저 바닥에 누워 깨어나 있고 싶은 마음은 나지 않아도 좋았다 다만, 깊은 생각에 빠지다가도 그냥 내 던져놓은 신발처럼 묵은내 피어오르는 산처럼 허한 허공 속 고개면 족했다
과객이었다, 밤길에 마스크를 끼며 양손엔 밤하늘이 내어준 밤공기와 허무 한 자락 담은 더듬이를 들고 캄캄한 길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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