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란 / 배영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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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94회 작성일 21-08-02 03:55본문
모 란 / 배영옥
모란은 누구의 상실이기에
저리 붉은가
모란의 세계에 든 사람 누구도
상처를 말하지 않는다
우울한 얼굴과
슬픈 눈매
모란에 가면
모란은 없고
모란모란 만개한 눈동자들이 피워올리는
뜨거운 눈물만 있다
소리는 없고
눈매만 깊은
저 충혈된 헛꽃들!
* 배영옥 : 1966년 대구 출생, 1999년 <매일신문> 신춘문예 당선,
시집 <뭇별이 총총> 등 다수
< 소 감 >
모란이 붉은 것은 운명 같은 것
기다려야 하고 견디어야 하고 어쩔 수 없는
짓이겨진 허상, 그래도 꽉 쥐어 봐!
요즘 필자는 프랑스의 시인 보들레르의 시 (시집, 악의꽃) 와 김경주의
시(시집, 나는 이 세상에 없는 계절이다 등)를 탐독중인데,
두 시인에게서 이미지 구성이 현저하게 다른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보들레르의 시는 주제나 모티브가 애정에 대한 정념이 많은데(마리도브랑,
사바티에 부인 등) 비해 김경주 시의 경우는 기상천외한 심적 현상(사랑에
대한 정념은 없음)이다
물론 시대적 차이(보들레르,1800년대 시인)로 볼 수도 있겠지만 우리나라
경우 김소월 이후 사랑에 대한 정념의 이미지화는 피하는 것 같다
화자의 경우도 모란의 붉은 색은 애정의 정념이 아니라 未知 세계에 대한
흥미로운 신비 탐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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