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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철과 오크 / 송승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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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83회 작성일 22-08-13 19:22

본문

철과 오크

=송승언

 

 

    숲의 나무보다 많은 새들이 있고 부리에 침묵을 물고 있고 그보다 많은 잎들이 새를 가리고 있고 수십 명의 아이들이 지거나 이기지 않고 같은 색의 옷을 입고 숲을 통과하고 있고 끝도 모른 채 발자국을 남기고 있다

    수십 명의 나무꾼들은 수백 번의 도끼질을 할 수 있고 수천 그루 나무를 수만 더미 장작으로 만들 수 있고 빛은 영원하다는 듯이 장작을 태울 수 있고 장작은 열 개비가 적당하고 그 불이면 영원도 밝힐 수 있고

    아이들이 영원을 지나가고 있고 별들이 치찰음을 내고 있고 밤과 낮은 서로에게 이기지도 지지도 못하고 있고 불 앞에서 나무꾼들은 수십 개의 그림자를 벗으며 농담을 하고 있고 인간의 맛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불그림자가 불의 주변을 배회하며 불그림자를 만들고 있고 새들은 여전히 침묵을 부리에 물고 있고 나무 위에서 열쇠들이 쏟아지고 있다 나부라진 옷가지들이 발자국을 가리고 있고 나무꾼들은 횃불을 나눠 들고 더 어두운 곳으로 움직이고 있고

    잎이 풍경을 가리며 무성해지고 있고

 

    얼띤感想文

    밤은 허기로 가득했고 더운 열기에 잠이 깼다 이른 시간 이리 나와 있는 것도 오랜만이고 네가 나를 보고 있다는 것도 어쩌면 이 허기진 배를 채워주기 위함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고 우리는 냉장고 문 열며 빨갛고 노란 파프리카를 밀폐 통에서 꺼내 먹었고 우유 한 잔을 비우며 달걀부침을 하다가 기름이 손목에 튀어 올랐다 그러나 너는 떡볶기를 먹었잖아

    반바지를 입고 문을 나서며 아까 먹었던 식단을 생각하며 걸어가고 그것은 수천수만 길에서 가로등처럼 불 밝힌 거리의 호명, 부서지고 꾹꾹 짠 베타카로틴과 레시틴 그 외의 금속성 물질까지 어둠에 안착하여 성곽을 이룬 눈빛을 먹을 것이다

    떡볶이 먹은 너는 없고 침대에 누워 두 다리 쭉 뻗고 천정을 응시하며 있었으니까 밤은 밤을 향해 걸어가기로 하고 이상한 풍경을 몰며 이상한 밀실로 가고 그릇된 방향은 분명 아니라 정원과 천국의 잎사귀로 가득한 물을 당기며 보는 저 위의 세상은 오늘도 난삽한 무지개의 분투

    팬다와 뽄다 가위를 들은 단상은 무지갯빛 얼굴로 오려내고 이장하였다

    이장한 얼굴 속에 들어가 울고 있는 저 밤의 허기, 목이 부은 표정으로 마른 입술을 묶은 채 챙이 깊은 모자를 쓰고 얼은 붙은 세상의 호수 바닥을 다시 야무지게 걸으며 이 세상없는 자리 거울에 가 앉기로 한다

    이 여름, 땀 뻘뻘 흘리며 먼 산을 바라보고 있으니까 잘려나간 흰 손이 다가와 굵은 땀방울을 닦아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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