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 족 / 홍일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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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94회 작성일 19-11-19 04:21본문
그늘 족 / 홍일표
저들이 모르는 나라에는 오늘도 혼자 사는 아침이 있고 혼자 자라는 계단이 있다
공중에서 떼어낸 새들이 푸드덕거린다 몇몇 나비들이 그를 조상하고 어디엔가 다른 하늘이 있을
거라고 말하는 예언자들이 나무 꼭대기에 죽은 부엉이를 올려 놓는다
내 안에서 누가 총을 쏜다 다연발 권총이다 퍽퍽 장미가 핀다 피의 수요일이다 벙어리가 된 광장을
가로질러 집으로 돌아왔는데 발이 없다
나는 쓸쓸한 아침을 위로하는 방법을 궁리하다 멸망한 제국이 박하사탕처럼 희어질 때까지 지저귀
는 땅속의 새를 본다
가끔 돌 틈에서 꽃잎으로 진화한 새의 표정을 발견한다
두 다리를 만지면서 아침이 살아 있음을 확인하고 나는 살냄새 가득한 즐거운 재앙 속으로 들어간다
* 홍일표 : 1958년 충남 천안 출생, 1992년<경향신문>신춘문예 등단,
시집 <매혹의 지도>외 다수
< 소 감 >
혼자 시 읽다가 책보다가 혼자 잠드는 나홀로 인생을 화자는
그늘 족이라 이름 붙인듯 하다
이 필자도 그런 족속에 속한다
아침 먹고 마누라 외출하면 이 그늘족은 온종일 혼자 논다 절에
살지 않아 목탁소리 들리지 않을뿐 스님과 다름없다
그늘족에게는 상상력도 풍부하고 맑다, 헌집 부쉈다 새집 짓고 또
부숴버리는 남이 보면 정신 나간 이상한 족속이다
그러나 그들은 詩에서 울어나는 새콤하고 달콤하고 구수한 진국 맛
을 모른다
시 읽기 시작한지 10년, 시마을, 내가 읽은 시, 편에 감상문 올린지
도 어느덧 3년이 지났고 그 덕분에 어휘력도 구상력도 꽤 늘었다
화자는 응시하는 힘과 중추적 사유를 전개하는 역량이 특출해서 근
본적 삶의 문제, 세계 내면을 향한 강한 의지로 비가시적 세계를 가
시화 하는데 항상 뛰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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