祭日 / 신용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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祭日 / 신용목
세월을 묶어놓은 달력의 동그라미, 이날을 지나가다 달빛도 상하리라 모든 자식의 죄는 아비를 배신하지 못했다는 것 살아 많은 날들이 죽어 하루로 남듯 祭主는 이제 늙고 전설은 눈부시다 한 생애 내리고 쏟던 물길이 상 위에 묽은 술로 앉았으니, 아이가 자라 절을 배우는 것처럼 엎드린 머리 위로 향내가 스러지는 것처럼 모든 儀式이 시절을 용서했을 때 조상을 모셔 나는 삽작 밖에 나가 紙榜을 불살랐다 故人의 뒷길이 바람종이 숯으로 타오르는 높이에서 새들은 둥지를 가볍게 하지만, 검은 나무 위 까치집으로나 남을 이승의 일들이 몸의 비탈로 미끄러져, 마음을 문틈처럼 비껴두었다 배부른 짐승처럼 붉은 달이 간다 음복에 취함은 구름 낀 저녁에나 풀어놓을 일, 남쪽을 베고 자거라, 그래서 나에게 북쪽은 멀고 가난하게 죽은 조상의 믿음은 밥숟갈처럼 가까웠다
얼띤感想文
近 20年 가까운 詩集이다. 詩人의 나이로 보았을 때 젊었을 때 낸 詩集이다. 文章力만 하나만 보아도 참 대단한 글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국문과를 다녔거나 혹은 문창과를 다녔든 專門的으로 글쓰기를 배웠을 것이다. 詩人은 詩作法과 文章을 다루는 여러 기술뿐만 아니라 어느 정도의 글 쓰는 재주도 있어야겠다.
極을 잘 살린 詩다. 남쪽과 북쪽의 갈림길 물론 詩題는 帝日, 이것으로 詩쓰기 한 수를 우리에게 가르친다. 그러니까 詩集 한 권 제대로 내려면 수많은 詩集을 읽어야 하는 일은 기본이다. 읽는 것뿐만 아니라 필사筆寫와 뜯는 일을 겸하면 그 길은 더 빠를 수 있겠다.
다음은 조창규 詩人의 ‘북촌’을 들여다볼 것이다. 신용목의 ‘祭日’의 詩 文章 進化를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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