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에게 / 김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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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에게 / 김근
너와 헤어지고 나는 다시 안이다 아니다
꽃도 피지 않고 죽은 나무나 무성한
무서운 경계로 간다 정거장도 없다
꽃다발처럼 다글다글 수십 개 얼굴을 달고 거기
개들이 어슬렁거린다 그 얼굴 하날 꺾어
내 얼굴 반대편에 붙인다 안이 아니다
내 몸에서 뒤통수가 사라진다 얼굴과 얼굴의
앞과 앞의 무서운 경계가 내 몸에 그어진다
너와 헤어지고 나는 무서워진다
너를 죽이면 나는 네가 될 수 있는가
모든 안은 다시 바깥이 될 수 있는가
얼띤感想文
詩 한 수에 이렇게 공포감이 밀려오는 것도 처음이다. 이별에 대한 느낌 말이다. 死後 世界에 대한 막연한 어둠과 남은 자의 認識 不在는 까마득하기만 하다.
=네가 詩集을 덮고 떠나면 나는 다시 안이다 그렇지만 그건 전혀 아니다. 너의 화답 같은 詩를 바라고 있었지만 그런 건 없었고 다만 무서운 한 점의 경계만 놓인다. 다시 정거장 누구를 기다려야 하는 마음도 사실 없는, 그러나 수십 권의 詩集만 갖춘 너의 얼굴만 있고 뭔 개소린지 지껄이다가 가는 저 얼굴, 왔다가 간 거 같은데 오로지 뒤통수만 후려치다가 간 저 얼굴, 아 무서운 감사처럼 내 몸에 칼 같이 지나간다. 너는 그렇게 떠나갔고 나는 다만 무섭다.
너의 그 固定觀念 하나를 죽여야만 詩로 맺게 할 수 있는데, 이 모든 것을 담은 마음 한 자락은 詩로 昇化할 수 있는가=
안과 바깥의 槪念을 區分했다. 詩로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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