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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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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자각몽 / 양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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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19회 작성일 22-07-30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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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각몽 / 양안다

 


마지막으로 여행 간 기억이 언제야? 어젯밤, 어젯밤 꿈속에서 너와 소풍을 갔어 초원에서 싸 온 음식을 나눠 먹는데 나는 빵을 가져왔어 그래서 우리 싸웠던 거 기억 안나? 너는 떡을 좋아하는데 내가 빵을 싸 왔잖아 서로가 부서질 듯이 소리치며 싸웠잖아 모르겠어 기억이 안 나 내가 언제부터 떡을 좋아했는지도 모르겠어 엄마가 날 임신했을 때 떡을 자주 먹었나 봐 그래서 너무 끈적하고......끈적하게 산 것 같아 끈적하게 사는 건 어떻게 사는 거야? 나는 건조하거나 푸석하게 살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데, 그런데 목이 막힐 것처럼 운 적은 많은 것 같아 이상하지? 우리 엄마는 빵을 안 좋아하는데, 네가 어제의 여행을 기억 못하는 것도 정말 이상하다 이상하다는 느낌을 마지막으로 느낀 게 언제인지도 기억나질 않아 나는 이상한 것을 너무나 많이 봐서 면역이 되었는지도 몰라 이제는 모든 것을 추측할 뿐이야 추측하다가 추측하고 추측하게 되면 나는 나일 거라고, 추측으로 결론이 나 버려 그게 사실일 것 같아서 너무 무섭고 너무 우울하다 지금 보니 너는 꼭 영화 속 주인공처럼 생각하는 버릇이 있는 것 같다 모든 슬픔이나 아픔이 너를 주목한다고 생각하잖아 추측은 그만하자 우린 어제 소풍을 다녀왔잖아 초원에 앉아 지평선을 보며 사랑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잖아 네가 날 미친놈이라고, 멍청하다고 하면서 그런 나한테 사랑을 느끼라는 거야? 너 정말 이상하다 어제 그 초원이 안 떠오른다고? 나한테 소리친 것도? 나한테 왜 빵을 싸 왔냐고 물었잖아 네가 녹을 것처럼 울었잖아 너는 정말 너인 것처럼 말을 하는구나 너랑 소풍 간 애가 내가 아닐 텐데, 지금 너는 잔디처럼 흔들리고 있는데....

 

   얼띤感想文

    허겁지겁 너는 아침을 열었지, 이 후덥지근한 여름날 말이다. 문 닫긴 카페에 들어서자 행주를 들고 여러 테이블을 닦기만 했어, 바닥을 거닐면서 밤새 다녀간 부스러기와 얼룩을 보며 닦았지 화분에 담은 꽃과 꽃나무들 그 떨어진 것들 이파리와 말라가는 꽃잎 같은 것 비로 쓸며 쓰레받기로 담아 버렸어, 영원히 안에만 있어야 하는 것들 저 바깥의 햇볕은 꿈일 거야, 이 꽃나무들 밀대를 빨며 짤며 바닥을 닦으며 생각했지, 사실 기병의 시작은 옹정제의 불 꺼진 저 아파터라는 문구 말이야 아파터라는 시어, 그래 맞아 우린 우리의 마음 그건 아파 터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 아파트에 사는 아파 터, 얼른 내 시를 수정했어. 옹정제는 청나라 황제잖아 얘도 사실 동이족이야, 청나라면 신라의 후손이라는 게 통설이지, 청 태조 누르하치의 성 애신각라愛新覺羅, 이름은 누르하치努爾哈赤. 번영의 기틀을 잡은 황제 옹정제, 시는 옹정제를 얘기 한 건 아니야. 옹정의 제니까 뭐 상상하기 나름이잖아 그래, 계속 닦으며 생각하지 너는 빵을 가져왔고 여긴 빵을 제조하고 괜찮으면 카페도 다니렴, 커피도 한 잔 하고 말이야 아까 읽었던 함박눈도 잘 잊혀 지질 않아, 그 종결 부분 말이야 너무 싱거운 거 같아 망설인다면 삽으로 떠서 길가로 던지랬지 그래 삽으로 떠서 너의 입에 지금 내가 던졌잖아 잘 받아 먹고 선 왜 눈살 찌푸리는데 한참 타자하는데 노랑머리 앤이 또 온데, 어제 못 먹었던 쌈을 들고, 쌈을 먹어야 할 거 같은 분위기 맥주 한 잔 하자는데, 대낮부터 웬 맥주야 자꾸 마시면 배 나오잖아, 볼록 랜즈는 싫다며 기타에 부츠를 탄다. 한참을 닦고 나니까 마나님 오시네 껌을 씹고 커피 한 잔 따라줘 아무래도 뭔가 낌새가 불안하고 잘근잘근 씹기만 하고 포스기기를 켜고 커피 기계에 이유 없이 단추를 누르고 얼굴은 보지 않고 냉기가 흘렀어 종일 글만 보는 저 얼굴 보기 싫었던 게지 그런다고 뭘 할 수 있는 건 또 없잖아 시간을 그냥 보낼 순 없는 거고 그렇다고 내부에 슬처럼 있다간 더욱 불안한 세계라는 걸 잘근잘근 씹는 껌은 더욱 잘 알잖아! 그래 껌은 그렇게 씹히고 있었어. 종일, 삽으로 얼른 떠서 버릴 수 있다면 한복판 그대로 뚫려 날아갔을 거야 풀썩 주저 앉는 당신 당신을 위해 오늘도 멋지게 보내자고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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