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창 / 허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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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창 / 허연
마신 물이 다 눈물이 되는 것은 아니므로
늦은 지하철 안에서 깊은 신음 소리가 들렸다. 휠체어에 앉은 남자가 포유류가 낼 수 있는 가장 깊은 소리로 신음하고 있었다. 경전 같은 소리였다. 절박하고 깊은.......태초의 소리였다. 삶을 관통한 어떤 소리가 있다면 저것일까. 일순 부끄러웠다. 나는 신음할 일이 없었거나 신음을 감추었거나. 신음 한번 제대로 못 냈거나........그렇게 살았던 것이었다. 나는 완성이 아니었구나. 내게 절창은 없었다. 이제 내 삶을 뒤흔들지 않은 것들에게 붙여줄 이름은 없다. 내게 와서 나를 흔들지 않은 것들은 모두 무명이다. 나를 흔들지 않은 것들을 위해선 노래하지 않겠다. 적어도 이 생엔.
얼띤感想文
어쩌면 글은 글을 읽는 사람만의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글 없이 글이 아니더라도 여러 좋은 취미趣味를 갖고 사는 삶이 얼마나 많은가, 또 글만이 글밖에 모르고 사는 사람도 어쩌면 많겠다는 생각도 든다. 휠체어 앉은 사람이거나 지하에 묻혀 살 수밖에 없는 존재들 우리가 생각하는 그 이상일지도 모른다. 世界는 다양한 색깔로 이루어놓은 놀이터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오늘은 무엇이 나를 흔들어 놓고 갔나 가만히 앉아 생각해 본다. 詩人 한 분의 부고訃告를 들었고 어머니의 목소리와 아내와 맏이의 그 짤막한 말소리와 기획사의 대표님, 그리고 저 멀리 어느 지점의 점장의 목소리와 얼굴도 모르는 모 대학 학생의 목소리가 있었다. 오늘 나를 일깨우고 갔던 목소리였다. 내일은 영원한 내일일지도 모른다. 나는 오늘 이중 얼마나 진정성 있는 대화와 또 얼마나 관심 어린 귀로 들었던 것인가,
참 인생 허무하기 짝이 없는 가늘고 얇은 한 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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