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로(白露) / 이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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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로(白露) / 이덕규
생식기능이 없다는
병점리 대성연탄 집 늙은 노새가 짐을 잔뜩 싣고 온몸을 쥐어짜듯 언덕배기를 힘겹게 올라서면
축 늘어진 좆 끝에 고작 맺힌 이슬 한 방울이
길 위에 툭, 떨어지며
내용 없는 맑은 종자(種子) 첫 숨 터뜨리듯 명징하게 울었네
얼띤感想文
詩 感想文 쓰겠다고 아무 때나 아무 짝에 아무러면 어떻고 해서 고른 詩集 한 권에 무작정 펼친 詩 한 수, 백로白露다. 이 詩 한 수에 참 많은 것이 허무하고 허탈하고 또 명징한 울음처럼 선명한 종자種字 그 어떤 뉘우침을 받는다. 부끄럽기 짝이 없는 글쓰기였다. 물론 그 어떤 마음을 가졌다면 말이다.
거저 마음 修養이다. 생식生殖기능은 없더라도 생식生息기능은 있었다. 병점리 대성연탄 집 늙은 노새가 짐을 잔뜩 싣고 온몸을 쥐어짜듯 언덕배기 오르는 힘겨운 일이었지만 삶의 고단함에 지쳐 풀 죽은 어깨를 보듬어 보려는 고작 詩 한 수가 고작이 아닌 이 길 위에 명징한 種字로 마저 이끈 숨 튼 길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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