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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정의 사물들 =함기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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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6회 작성일 24-11-19 21:12

본문

자정의 사물들

=함기석

 

 

    1행은 넥타이다 자정이 되면 뱀이 되어 방을 돌아다닌다

    2행은 서랍이다 자정에 열면 하얀 손이 나온다

    3행은 벽시계다 자정이 되면 파란 피를 흘린다

    4행은 어항이다 자정이 되면 물고기가 모두 귀로 변한다

    5행은 수박이다 자정이 되면 머리칼이 자란다

    6행은 거울이다 자정에 보면 함몰된 뒤통수가 보인다

 

 

   민음의 시 269 함기석 시집 디자인하우스 센텐스 135p

 

 

   얼띤 드립 한 잔

    자정이란 작은 바늘과 큰 바늘이 합한 시간대를 말한다. 그러면서도 자정은 오염된 물질로부터 정화작용과 같은 어떤 씻김을 뜻하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자정은 인자한 마음이라는 것도 속일 순 없겠다. 시의 진행은 1행에서 6행까지다. 좀 아쉬운 감이 든다. 이왕 쓸 바에야 10행까지는 곧장 달렸어야 했다. 아무튼, 1행은 넥타이라 진술하고 자정에 대한 묘사를 잇는다. 1행은 바닥이며 밑줄이다. 인생 역시 바닥을 거닐며 간다. 대걸레처럼 이리저리 닦는 일은 더럽기 짝이 없지만, 그것은 사람에게 주어진 삶의 의무다. 뱀처럼 방을 돌아다니는 일은 굳지 않은 생을 대변한다. 2행은 서랍이라 했다. 그것은 시렁에 놓인 산나물이자 고사리다. 산나물이 산나물이 아니며 고사리는 고사리가 아닌 것쯤은 익히 알아야겠다. 자정에 열면 하얀 손으로 다듬는 옥상가옥屋上架屋이자 십자가十字架. 3행은 벽시계다. 은 낀다는 의미가 있다. 시계는 시간을 재는 개념이 아니라 드넓은 시야를 지목한다. 이때 자정이 되면 파란 피를 흘린다. 파란波瀾 순탄하지 않고 갖가지 어려운 일을 겪는다. 그 피를 보는 일에서 피는 나를 대변하는 옷이나 다름이 없다. 4행은 어항이다. 에서 어로 환치한 자에 물고기를 잡아넣고 자정이 되면 그 물고기는 모두 돌아간다. 돌아가는 그곳은 세상 달리하는 곳 피안이겠다. 5행은 수박이다. 수박囚縛 결박하여 묶어 둔 일에서 검정은 자라고 6행은 거울이다. 수 육에서 몸 육에 기를 육까지 자정은 가히 거울이나 다름이 없고 또 누가 함몰된 곳에 펜을 들이민다. 줄줄 새는 액을 보면서 왜 7행에서 10행까지의 행보는 없는가! 생각한다. 이에 덧붙여

    7행은 단감이다 자정에 물면 이가 시리다

    8행은 보살이다 자정에 까면 시치미 뚝 떼며 앉아 하늘만 본다

    9행은 목걸이다 자정에 걸며 무한한 애정을 담았지만, 연명은 쉽지가 않다는 것을

    10행은 대나무다 자정을 담아 마디를 후리어 구멍을 열고 숨차고 숨 나가는 자중자애다

    그냥 이미異味로 써넣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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