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9일 =박지일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11월 29일 =박지일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6회 작성일 24-11-29 21:25

본문

1129

=박지일

 

 

    종달새 같은 우아한 소리를 내며 거울은 네 앞에 선다. 이층 주택이 좌우로 늘어서 있다. 골목길이 흔들리면서 펼쳐진다. 끝도 없이 펼쳐진다. 멀리서 방역차가 나타나 네게로 달려온다. 연기 속에 잠긴 골목을 헤드라이트 두 개만이 빛을 내며 달려온다. 너는 거울을 내팽개치고 뒤돌아서 달아난다. 방역차가 너를 앞지른다. 연기를 휘감은 얼굴 몇이 너와 앞서거나 뒤서며 함께 달린다; 슬쩍 돌아보니 다들 기쁜 것 같기도 하고 슬픈 것 같기도 한 얼굴을 하고 있다. 이제는 방역차를 따라 달린다. 우리는 우리를 실종한다.

 

 

   민음의 시 326 박지일 시집 물보라 173p

 

   얼띤 드립 한 잔

    백설공주와 계모의 경쟁과 같은 구도를 가졌다. 거울아 거울아 이 세상에서 가장 예쁜 말은 무엇이니? 馬 治我羅 그렇다. 말은 먼저 나를 다스리는 데 있다. 종달새와 같은 세상 이치를 겉으로 수없이 읽으면 뭐하냐. 그 속뜻을 깊게 받아들이고 의미가 무엇인지 알아야 세상을 똑바로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러니까 이 층 주택이 좌우로 늘어선 게다. 이 층이라는 말, 그건 한 단계 위로 생사라는 관점에서 좌우다. 골목길은 늘 분주하다. 죽음 앞에서 똥줄만 탄다. 칼이 내 목에 떨어지는데 가만히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저 칼에 회피하느냐 아니면 맞서느냐다. 삶에 매 순간은 이와 같은 일로 펼쳐지고 그건 내가 죽을 때까지 끝없이 일어난다. 그러므로 내 머리는 온통 고뇌와 고독과 갈등과 번뇌의 연기로 둘러싸여 있으며 머리에 내리꽂는 두 개의 빛만 존재할 뿐이다. 신처럼 신의 계시에 따라 움직이는 삶과 거역하는 일로 죽음만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삶에 대한 깊은 고뇌를 겪으며 방역차 끼고 사는 한 인간이 죽음 앞에 서 있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903건 4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475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 0 12-12
475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 0 12-12
475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 0 12-11
475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5 0 12-11
474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 0 12-10
474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3 0 12-10
474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1 0 12-09
474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 0 12-09
474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2 0 12-09
474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 0 12-08
474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7 0 12-08
474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7 0 12-08
474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8 0 12-06
474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 0 12-06
4739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7 0 12-06
473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5 0 12-04
473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 0 12-04
473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 0 12-03
473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2 0 12-03
473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3 0 12-02
473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3 0 12-02
473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 0 12-01
473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7 0 12-01
473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2 0 12-01
472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4 0 11-30
472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4 0 11-30
열람중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 0 11-29
472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3 0 11-29
472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 0 11-29
472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4 0 11-28
472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4 0 11-28
472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 0 11-27
472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 0 11-27
472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7 0 11-26
471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8 0 11-26
471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 0 11-25
471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6 0 11-25
471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6 0 11-25
471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0 0 11-24
471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4 0 11-24
471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 0 11-23
471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7 0 11-23
471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 0 11-23
471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3 0 11-22
470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3 0 11-22
470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3 0 11-22
470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 0 11-21
470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9 0 11-20
470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 0 11-20
470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 0 11-20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