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된 어느 저녁 / 이화영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폐기된 어느 저녁 / 이화영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574회 작성일 22-07-04 21:04

본문

폐기된 어느 저녁 / 이화영

 

 

 

꽃이 온다

저녁이 와도 우리는 흩어져 있었다

식탁에는 아무것도 없고

없는 것보다 많은 식탁보 레이스는

낡은 자세로 공기방울처럼 가볍게 흔들렸다

거실의 사물들이 표정 없이 어두워져간다

사료를 씹는 고양이 소리가 부럼 깨는 소리 같아

의식을 치르듯 무릎을 꿇었다

익명의 첫 문자를 칼질하며

어디로 튈까 망설이는 기울어진 5

바람이 베란다 창문을 흔들고

깨진 화분조각 흙속에 고양이 발톱이 찍혀있다

지문을 남기는 도발적 메시지를 해독하지 않았다

도화선 같은 불빛이 거리에 흐르면

집들은 대개 비슷하게 행복하거나 조금씩 다르게 불행하다

우유마우스소주삼겹살밥공기드레싱과

강남역 10번 출구는 같은 맥락이다

치아를 닮은 사탕을 사면서 꿈이 없기를 바랬다

담장 너머 백일홍은 오늘도 답장이 없다

 

 

—《불교문예2017년 여름호





<시인의 약력>


8e618a5d68c6d42e0aeb3c7a01eca1d2_1656936245_36.jpg
 



2009정신과 표현신인상 등단

시집침향』『아무도 연주할 수 없는 악보

한양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박사과정

 


 

 

<감상 by 이 종원>

 

 

지금은 저녁이 살아나고 시간이 회복되어가고

있는 세상이지만 얼마전까지 코로나로 빠른 귀

가 및 금지된 외출로 독방에 구금되었던 저녁은

얼마나 슬픈 일이었던가! 지금은 코로나 이전

일상으로 돌아가려는 몸과 마음이 다시 집

도심 속으로 몰려가 빈 공간을 채워가고 있어서 

다행이다. 그러나 아직 불완전의 시간, 시의

행간에서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못한 시간들을

꺼내본다. 혼자 저녁을 맞이하고 혼자 밥을 먹고

혼자 커피를 마시던 혼 시리즈의 날이 누구를 쉽

게 제외해줄 수 없는 것이기에 완벽하게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시인이 지적한  끼리끼리 행복해지

거나 조금씩 다르게 불행해지는 것을 예측할 수는

없는 것처럼 폐기되는 것은 저녁 뿐 아니라 가족도 

예외는 아니었다. 나락이었던 것을 기다림으로 지

켜온 날들에 강한 아쉬움이 남는다, 강남역 10번 

출구가 출구 전부는 아니기에 흩어지는 방향 속에

서 나도 투명한 벽을 넘어서기 위해 담장 너머의 

백일홍에 하염없이 추파를 보냈던 일이 생각나서 

공감의 눈물을 헐렁한 박수 속에 덮어두고 있다.

 

추천2

댓글목록

Total 4,913건 40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296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8 0 07-17
296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6 0 07-17
296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7 0 07-17
296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3 0 07-17
295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5 0 07-16
2958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5 0 07-16
295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5 2 07-16
295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7 0 07-16
295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8 0 07-16
295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8 0 07-15
295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7 0 07-15
295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7 0 07-15
295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2 0 07-15
295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4 0 07-14
294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3 0 07-14
294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5 0 07-14
2947 선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2 0 07-13
2946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9 3 07-13
294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3 0 07-13
294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1 0 07-13
294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8 0 07-12
294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7 0 07-12
294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2 0 07-12
294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7 0 07-12
293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5 0 07-12
293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2 0 07-11
293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0 0 07-11
293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2 0 07-11
2935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8 1 07-11
293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1 0 07-11
293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0 0 07-11
293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8 0 07-10
293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2 0 07-10
293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6 0 07-10
292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0 0 07-10
292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6 0 07-09
292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3 0 07-09
292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1 0 07-09
292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30 0 07-08
292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9 0 07-08
292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0 1 07-08
292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1 0 07-07
292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5 0 07-07
292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0 0 07-06
291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2 0 07-06
2918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2 2 07-05
열람중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5 2 07-04
291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1 0 07-04
291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2 0 07-04
291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3 0 07-03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