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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숨비소리 / 나희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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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22회 작성일 22-06-29 19:10

본문

이따금 첫 물질을 나갔을 때 생각이나. 처음엔 너무 무서워 태왁만 꽉 붙잡고 있었지. 갑자기 등 뒤에서 어떤 손이 나를 밀어넣었어. 그런데 바닷물은 생각보다 따뜻했고 이상한 해방감마저 느껴졌지. 푸른 피를 흘리는 거대한 짐승 속에서 내 피가 조금씩 씻겨나가는 것 같다고 할까. 그날부터 바다의 피로 밥을 짓고 빨래를 하고 머리를 감았지. 휘이ㅡ 후이ㅡ 휘이ㅡ 휘이ㅡ 숨비고 숨비고 숨비면서 건너는 한 生(생).


둥근 수경을 통해 본 바다는 둥글지 않아. 잘게 부서진 파도는 유리조각처럼 날카롭지. 투명하지만 차갑고 단단한 물결들. 유리창에 부딪쳐 죽는 새들이 있듯 물결에 부 딪쳐 죽는 고기들도 있지.


어제의 피로가 잠수복 속에 아직 남아있어. 오늘의 피로가 어제의 피로와 만나 피워내는 냄새. 탄산가스. 만성두통. 약간의 구역질. 근육마비. 어깨에 박힌 돌맹이 두 개. 망사리에 가득한 조개들. 돌멩이처럼 흔한, 돌맹이처럼 무거운 조개를 낳고...... 조개를 캐는 동안 몸은 석회질에 점점 가까워지지. 어제의 피로는 오늘의 피로를 낳고 오늘의 피로는 내일의 피로를 낳고...... 그래도 익사할 수 없는 것은 어깨에 박힌 두 날 개 때문이야.


매일 조금씩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가야 했지. 검은 물갈퀴는 어둠을 가르고 어제보다 더 멀리 내려갔지. 우리가 죽음의 아가리라고 부르는 그곳까지. 싸이렌들이 빛 속에서 나풀거리는 곳, 몇번이나 넘고 싶었던 그 문턱에서 가까스로 돌아와 휘파람을 불어. 휘이ㅡ 휘이ㅡ 휘이ㅡ 휘이ㅡ 내 속에 살고 있는 물새 한 마리.


창비2009 나희덕[야생사과]

감상평 : 나희덕 시인의 시집 [뿌리에게], [그 말이 잎을 물들였다], [어두워진다는 것], [야생사과], [파일명 서정시]를 읽었다

그녀는 서정적이면서도 짧은 편에 속하는 시를 짓는데 익숙하고 감수성은 예민하며 감성과 이성이 조화를 이룬다고 얘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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