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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향이는 끝내 행버거를 먹지 않을 것이다 / 김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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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67회 작성일 22-05-19 12:12

본문

햄버거가 주관식이란 걸 처음 알았어요.


가령 논술 시험에 이런 문제가 나온다면? 패스트푸드점에 나타난 춘향이가 주문한 햄버거의 종류를 쓰고 그 이유를 구체적으로 서술하라.


오 마이 갓! 그때 나는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있었는데, 패스트푸드점에선 춘향이보다 먼저 등장한 30대 남자가 알바생에게 햄버거를 던졌다고 해요. 햄버거 종류를 다 설명하라고 시비를 걸고 말이죠. 한마디로 변학도보다 더 악랄한 인간이죠. 항쇄족쇄를 채우는 건 당연한 일.


문제는 나였어요. 내가 좋아하는 한우불고기버거부터 새우버거, 와일드슈림프버거, 랏츠버거, 데리버거, 핫크리스피버거 등등... 햄버거 때문에 머리가 폭발할 것 같은 한순간 얼마나 다행인 줄 몰라요. 느닷없이 중3때의 첫 입맞춤이 떠올랐거든요. 글쎄, 햄버거랑 그게 무슨 상관인지는 알려고 하지 마세요. 19금이니까요.


키스가 주관식이란 사실 또한 그때 처음 알았어요. '키스는 영혼이 육체를 떠나가는 순간의 경험'이라는 플라톤의 문장에 꽂혀 있었거든요. 아니, 아니에요. 솔직히 햄버거의 종류를 생각하다 보니까 키스의 종류가 궁금했어요. 아니, 키스가 하고 싶었어요. 오 마이 갓! 문제가 더 복잡해졌어요. 햄버거의 종류와 키스의 종류 중 어느 게 더 많은지 쓰고 이유를 비교 분석하라.


버드 키스, 크로스 키스, 햄버거 키스, 에어 클리닝 키스, 슬라이딩 키스, 인사이드 키스, 프렌치 키스...


배가 고픈 건 아니었지만 도서관을 나와 패스트푸드점으로 갔죠. 햄버거가 주관식이라면, 춘향전도 19금이 될 수 있다는 걸 처음 알았죠. 한우불고기버거를 주문하고 기다리는데 자꾸 중3때의 첫 입맞춤이 떠올랐죠. 얼굴이 불끈불끈 달아올라 한 입도 베어 물 수가 없었죠. 오 마이 갓!


'입과 입을 마주하니 려(呂)자가 되더라'


창비2019 김륭[사랑이 으르렁]

감상평 : 김륭의 동시 중에서 가장 긴 문장으로 쓰여진 것이다

그의 동시에는 감성과 이성이 조화를 이루고 감수성도 예민하며 지성도 엿보인다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오 마이 갓!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성숙하다

요즘 아이들은 어릴 적의 우리보다 앞서가는 것이 틀림이 없겠다고 생각한다

키스와 첫 입맞춤과 햄버거와 춘향전이 무슨 연관이 있는지 의아하지만

이처럼 재미있는 이야기는 혼자서 읽기에 아깝다고 여겨져서 올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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