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가 버려진 골목 / 조원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기타가 버려진 골목 / 조원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20회 작성일 22-05-30 05:35

본문

기타가 버려진 골목 / 조원


진눈깨비 내리는 골목

깡마른 철문 아래 그녀, 덩그러니 앉았다


울림 구멍 휘돌아

환하게 퍼지던 목소리

어디에서 끊어졌나, 생의 테두리가 뭉개진 듯

귓가는 물먹인 판지처럼 먹먹하다

어느새 얼굴에도 나뭇결이 깊다


기억 속 줄감개를 조여 허공을 탄주하던 바람과

헌 옷가지에 비닐을 덧댄 창문으로

종종거리며 달려오던 진눈깨비, 저 허깨비들

공명으로 잡지 못한 시간을 새하얗게 덮고 있다


텅 빈 젖무덤 자리

적빈의 쥐꼬리만 드나들고


* 조원의 시집 <슬픈 레미콘> 중에서


#,

철문 밖 버려진 낡은 기타가 늙은 여인으로

비유되는 이미지다 

기타도 여인도 한때는 좋았다

물건이나 사람이나 낡고 늙어지면 서글픈 것 

덧없는 세월에 인생 허무가 느껴지는데 

울림통에서 탄주 되는 메타포가 참 호기롭다


                *


경로당 앞 나무 의자에 쭈그려 앉은 노인

줄 끊겨 버려진 대문 밖 낡은 기타 같아서

꺼져가는 눈동자 위로 한줄 햇살이 따사롭다

울림통 감돌아 힘차게 탄주 되던 기타처럼

노인도 한때 인기 쟁쟁한 가수였다

부르는 노래마다 대박 터졌고

파란 나비넥타이 악어가죽구두에 힘이 넘쳤다


박수갈채 환호성 치던 무대가 그리워서 노인은

오늘도 거리의 악사로 나셨다

낡은 기타 줄에서 튕겨지는 둔탁한 울림은

허공을 맴돌다 바람 부는 거리에 낙엽따라 뒹글고

찌그러진 깡통 속엔 적빈만 가득한데

눌러 쓴 중절모 밑으로 뱃고동 같은 해가 저문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913건 42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2863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8 0 05-31
2862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9 0 05-31
2861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1 1 05-31
2860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1 2 05-30
2859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4 0 05-30
2858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 0 05-30
열람중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1 0 05-30
285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4 0 05-29
2855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1 0 05-29
2854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1 0 05-29
285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1 0 05-28
2852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1 0 05-28
2851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7 0 05-28
2850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2 0 05-27
2849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5 0 05-27
2848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0 0 05-26
2847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48 0 05-26
2846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2 0 05-25
284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77 0 05-24
284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9 0 05-24
2843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8 0 05-24
284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2 0 05-23
284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6 0 05-23
2840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3 1 05-23
283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8 0 05-23
2838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5 0 05-23
2837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6 0 05-23
283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6 0 05-22
2835 선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8 0 05-22
2834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8 0 05-22
283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3 0 05-22
2832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8 0 05-22
2831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4 0 05-22
2830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4 0 05-21
2829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1 0 05-21
282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4 0 05-20
2827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5 0 05-20
2826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5 0 05-20
2825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8 0 05-19
2824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3 0 05-19
2823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4 0 05-17
2822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5 0 05-17
2821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1 1 05-16
282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7 0 05-16
281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2 0 05-15
2818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3 0 05-15
2817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5 0 05-15
2816 선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4 0 05-15
2815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54 1 05-14
281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0 0 05-14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