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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뒷면/ 백무산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49회 작성일 22-05-09 14:13

본문

(김부회의 시가 있는 아침 – 김포신문 220506)


뒷면백무산


한밤중 앰뷸런스 멈추던 그저께 골목집

오늘은 영구차가 다녀갔다

얼마 전 그를 본 듯한데 10여 년 누워만 지냈단다


영구차 배웅하던 자리가 금세 뒷면으로 바뀐다

보이지 않던 사람들 잠깐 앞면이었다가


뒷면엔 많은 그들이 있고 못자국이 있다

잠깐씩 부고처럼 앞면이었다가

액자처럼 뒷면에 걸린다


앞면에서 뒷면을 볼 수 없다

뒷면엔 활자도 없다

거리는 정비되고 부력처럼 떠밀려

뒷면은 보이지 않는 곳으로 다시 보내진다

왜 이리 꺾어져 있을까


그제서야 알 것 같다 어디선가 보았던

열두 얼굴을 가진 관음상의 얼굴

옆에도 뒤에도 사방 얼굴을 가진 이유를


(시 감상)


  아무리 잘 만든 소품이라도 뒷면을 보면 전혀 앞면과 어울리지 않을 때가 종종 있다. 금빛 도금을 한 액세서리의 뒷면과 같은. 보이지 않는 곳에 자리 잡은 앞면의 이율배반과 같은 뒷면. 가만 생각해 보니 나는 늘 상대방의 앞면만 보며 살았다. 내 뒷면을 내 뒤에 숨겨둔 채. 비록 관음상의 얼굴은 흉내 내지 못하더라도 가끔은 뒷면의 표정을 의식하며 살아야겠다. 등에도 표정이 있다. (글/ 김부회 시인, 문학평론가)


(프로필)

경북 영천, 이상문학상, 만해 문학상, 시집(거대한 일상)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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