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 절이기/김태정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배추 절이기/김태정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71회 작성일 21-12-31 11:10

본문

  배추 절이기 




  김태정





  아침 일찍 다듬고 썰어서

  소금을 뿌려놓은 배추가

  저녁이 되도록 절여지지 않는다

  소금을 덜 뿌렸나

  애당초 너무 억센 배추를 골랐나

  아니면 저도 무슨 삭이지 못할

  시퍼런 상처라도 갖고 있는 걸까


  점심 먹고 한번

  빨래하며 한번

  화장실 가며오며 또 한번

  골고루 뒤집어도 주고

  소금도 가득 뿌려주었는데


  한 주먹 왕소금에도

  상처는 좀체 절여지지 않아

  갈수록 빳빳이 고개 쳐드는 슬픔

  꼭 내 상처를 확인하는 것 같아


  소금 한 주먹 더 뿌릴까 망설이다가

  그만, 조금만 더 기다리자

  제 스스로 제 성깔 잠재울 때까지

  제 스스로 편안해질 때까지


  상처를 헤집듯

  배추를 뒤집으며

  나는 그 날것의 자존심을

  한입 베물어본다


  - 시집 <물푸레나무를 생각하는 저녁>에서, 2004 -






- 하루를, 한달을, 일년을 기다려 절여진 마음,

  우리는 제 스스로 제 성깔 절여지려 소금과 물기 속에 나를 버무린다.

  그래, 또 일년이 갔다.

  내가 그동안 잘 절여졌는지, 아니면 아직 그 성깔 그대로인지, 

  가만히 돌아본다.

  그러면서 또 무언가 절여야 할 새로운 일년이 찾아올 테고.

추천1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915건 45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271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8 0 02-21
271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0 0 02-14
2713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8 0 02-13
271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8 0 02-11
2711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7 1 02-10
271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4 0 02-07
2709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1 1 02-06
270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7 0 02-04
270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8 0 01-31
2706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8 0 01-30
270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3 0 01-30
270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7 0 01-28
270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5 1 01-26
2702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3 1 01-25
270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2 0 01-24
2700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8 1 01-23
2699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3 0 01-22
2698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5 1 01-21
269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8 1 01-20
2696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0 1 01-18
269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6 1 01-18
2694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5 1 01-17
269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4 0 01-17
269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6 0 01-17
2691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9 1 01-13
2690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0 1 01-10
268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5 0 01-10
2688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7 1 01-08
2687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0 1 01-03
268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6 0 01-03
열람중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2 1 12-31
2684 흐르는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4 0 12-27
2683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5 0 12-27
268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3 0 12-27
2681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4 1 12-20
268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1 0 12-20
2679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9 2 12-19
2678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6 1 12-15
2677 이면수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5 0 12-15
2676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2 1 12-13
267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0 0 12-13
2674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0 1 12-10
2673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8 1 12-07
2672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2 1 12-06
267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6 0 12-06
2670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0 1 12-05
2669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3 0 12-04
2668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6 0 12-01
2667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3 0 11-29
2666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8 1 11-29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