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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시 51분의 초록방/ 모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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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37회 작성일 22-02-11 15:37

본문

(김부회의 시가 있는 아침 – 김포신문 220211)


7시 51분의 초록방


모현숙

​​

안방 벽에 뿌리내린 초록색 벽시계의 말이

갑자기 시들어 버렸다

초침의 가벼운 잎도 침묵의 무게에 꼼짝 않는다

뿌리도 결리고 목도 아파 그만 쉬고 싶었을까

7시 51분에 멈춘 벽시계의 우울증에

시간의 호흡을 받아주던 벽도 고요해지고

다리 풀린 다초점 안경도 말문 닫은 채

십자가는 기도하지 않는 하느님의 액세서리로 남아

안방과 나도 일시 정지된 정물이다


나는 몰래 숨 쉬는 정물인 채

지금 당장은 우울한 그를 쉬게 해 줄 생각이다

7시 51분 초록 시각에 잠자코 머물러 있을 거다

손에 잡히지 않는 시간의 투명을 닦달하지 않고

멈춘 시간을 만지며 혼자 놀아 볼 거다


어쩜, 굳은 시간이 숨 쉬며 벌떡 일어나

움츠린 나를 격하게 안고 말을 건넬지도 모르잖아

아님, 안방 정물들의 뿌리에서

째깍째깍 설레는 기억의 싹들 되살아날지도 모르잖아


(시감상)


  가끔 시간이 멈추는 상상을 해 본다. 멈춘 시, 공간에 나만 멈춰있지 않다. 누적된 시간 속에서 나를 꺼내본다. 어쩌면 시간과 나는 이 세계에서 단 하나 유일한 정물처럼, 소품처럼 본래 그렇게 살아온 것처럼 살아왔는지 모른다. 그런 것이다. 정의를 내리면 존재가 되는 것이며 눈을 돌리면 소외가 되는 것이 삶이다. 자주 시간에 정의를 내려보자. 지나온 시간에 대한 정의도 좋고 다가올 시간에 대한 정의도 좋다. 시간은 내가 이름을 불러줄 꽃이다. (글/ 김부회 시인, 평론가)


(프로필)

조선문학 등단, 시공간 동인, 시집 (바람자루엔 바람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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