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귀 / 이서화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도시의 귀 / 이서화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68회 작성일 22-02-21 05:42

본문

도시의 귀 / 이서화


머릿속이 하얗다는 것은

하얀 달 하나 떠있기 때문이다

반듯하게 혹은 모로 누워서 여전히

머릿속이 하얗고 달은 기울어서 멈춘다

굳어진 머리는 푸른빛을 거둔 지 오래다

어두운 밤 검은 도로를 질주하는 굉음은

잡을 수 없는 소문 같다

콘크리트 바닥처럼 딱딱한 말들이

걸음도 없이 또각또각 걸어간다

차들의 긴 꼬리가 너무 빠르다

도시의 귀는 이미 막혔다

모든 사람 제 말만 떠들 뿐

얼굴을 모르는 말들이 하얗게 떠있는 밤

선술집 네온사인 간판처럼 깜빡이는 말들이

쉽게 꺼지지 않는다

출처도 없는 말을 듣고 속이 불편하다

불같은 연소가 뿜어내는 매연이 맵다

어둠은 가로수 잎 사이로 스며들고

묵비권에도 요동치는 파동이 인다

시간이 지나도 마찬가지로

세상을 바라보면 구겨버리고 싶은 백지다

그 때 가만히 생각을 들여다보니

점점 부풀어가는 낮달이 허락도 없이 떠있다

달을 굴려보지만

각진 모양으로 어디로도 굴러가지 못한다

잠시 귀도 닫고 낮달을 끄고 싶다


* 이서화 : 1960년 강원도 영월 출생, 2008년 <시로 여는 세상>등단

            시집 <굴절을 읽다> 등


#,

음향과 색채가 다양한 도시의 일상적 풍경을 이미지화 한 

화자의 상상력은 독자의 심연까지 현란한 파문을 일으키며 

또 하나의 도시를 만들어내고 있다

                 *

두 귀를 쭁끗 세우고 어둠 속 달리는 도시 

안개처럼 드리워진 無, 存在는 無에서 오는법

無속을 둥둥 떠다니는 주체없는 객체들

토르소의 몸통들만 활보하는 

사유와 사물이 혼재된 곳  

영혼 없는 굉음이 긴- 꼬리를 남기며 빠르게 

멀어져가고 있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915건 45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열람중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9 0 02-21
271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1 0 02-14
2713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8 0 02-13
271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8 0 02-11
2711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7 1 02-10
271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4 0 02-07
2709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1 1 02-06
270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7 0 02-04
270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8 0 01-31
2706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8 0 01-30
270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3 0 01-30
270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7 0 01-28
270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5 1 01-26
2702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3 1 01-25
270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2 0 01-24
2700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8 1 01-23
2699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3 0 01-22
2698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5 1 01-21
269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8 1 01-20
2696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0 1 01-18
269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6 1 01-18
2694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5 1 01-17
269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4 0 01-17
269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6 0 01-17
2691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9 1 01-13
2690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1 1 01-10
268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5 0 01-10
2688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8 1 01-08
2687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0 1 01-03
268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6 0 01-03
2685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2 1 12-31
2684 흐르는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6 0 12-27
2683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5 0 12-27
268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3 0 12-27
2681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5 1 12-20
268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1 0 12-20
2679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9 2 12-19
2678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6 1 12-15
2677 이면수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5 0 12-15
2676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2 1 12-13
267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0 0 12-13
2674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1 1 12-10
2673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9 1 12-07
2672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2 1 12-06
267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6 0 12-06
2670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0 1 12-05
2669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3 0 12-04
2668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6 0 12-01
2667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3 0 11-29
2666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9 1 11-29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