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인트 공 / 성영희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페인트 공 / 성영희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90회 작성일 21-09-06 11:01

본문

페인트 공 / 성영희

 

 

그에게 깨끗한 옷이란 없다

한 가닥 밧줄을 뽑으며 사는 사내

거미처럼 외벽에 붙어

어느 날은 창과 벽을 묻혀오고

또 어떤 날은 흘러내리는 지붕을 묻혀 돌아온다

사다리를 오르거나 밧줄을 타거나

한결같이 허공에 뜬 얼룩진 옷

얼마나 더 흘러내려야 저 절벽 꼭대기에

깃발 하나 꽂을 수 있나

저것은 공중에 찍힌 데칼코마니

세상에서 가장 화려한 작업복이다

저렇게 화려한 옷이

일상복이 되지 못하는 것은

끊임없이 보호색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한 마리 거미가 정글을 탈출할 때

죽음에 쓸 밑줄까지 품고 나오듯

공중을 거쳐 안착한 거미들의 거푸집

하루 열두 번씩 변한다는 카멜레온도

마지막엔 제 색깔을 찾는다는데

하나의 직업과 함께 끝나는 일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그가 내려온 벽면에는 푸른 싹이 자라고

너덜거리는 작업복에도

온갖 색의 싹들이 돋아나 있다

- 2017년 대전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시인의 약력>


충남 태안 출생, 시마을 동인

2017년 대전일보, 경인일보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

<동서문학상> <농어촌 문학상> 수상, 인천문화재단

창작기금 수혜. 시집 , 생을 물질하다』 『귀로 산다

<감상>

분명 아파트 벽면에 페인트를 칠하는 모습인데 페인트

냄새가 아닌 크레파스나 물감의 냄새가 나게 하는 것이

시인의 장점이다. 땀 냄새 가득한 작업복을 청정한 하늘빛이나

상큼한 초록빛 그리고 단풍과 같은 낭만까지, 이러한 시인의

붓질에 어찌 상을 내리지 않을 수 있겠는가? 시인의 수상 전

습작을 읽어본 적이 있는 것 같다.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면서도

고퀄리티 언어로 시전하는 시인의 능력은 배우고 싶고 얻어가고

싶어 늘 독백을 낳게도 했다. 시인을 잘 아는 누군가가 엄청난

노력과 습작과 또 창작의 산고를 겪었다고 전했다. 당연함이라

생각한다. 시에서 적시한 대로 제 색깔을 찾는 카멜레온처럼

그리고 하나의 직업과 함께 끝나는 일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라고

외치는 싯구 한 줄이 시인의 진정성이고 또한 나도 걸어가야 할

시의 길이 아닌가 한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913건 47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2613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0 0 09-25
2612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3 0 09-24
2611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9 0 09-23
2610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2 0 09-22
260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8 0 09-20
2608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7 1 09-20
2607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1 1 09-19
2606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4 0 09-18
2605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9 0 09-17
2604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8 1 09-15
2603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6 1 09-14
2602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3 0 09-14
260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2 0 09-13
2600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4 0 09-12
2599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6 0 09-10
2598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0 1 09-10
2597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4 0 09-09
2596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7 0 09-07
열람중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1 0 09-06
259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2 0 09-06
2593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7 1 09-04
2592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0 1 09-03
2591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7 0 09-02
2590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7 1 09-01
2589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1 0 08-30
258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1 0 08-30
2587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9 0 08-29
2586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1 1 08-29
2585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7 0 08-28
2584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7 0 08-28
2583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3 1 08-27
2582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1 1 08-25
2581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8 0 08-24
2580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0 0 08-23
257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6 0 08-23
2578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3 1 08-22
2577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0 0 08-21
2576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5 0 08-21
2575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3 0 08-20
2574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4 0 08-19
2573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3 1 08-18
2572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8 0 08-18
2571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0 0 08-17
2570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4 1 08-16
256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7 0 08-16
2568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7 2 08-14
2567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1 0 08-14
2566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8 0 08-14
2565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9 0 08-12
2564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44 2 08-12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