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안희연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안희연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64회 작성일 21-07-05 19:29

본문

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 





안희연






온전히 나를 잃어버리기 위해 걸어갔다

언덕이라 쓰고 그것을  믿으면


예상치 못한 언덕이 펼쳐졌다

그날도 언덕을 걷고 있었다


비교적 완만한 기울기

적당한 햇살

가호를 받고 있다는 기쁨 속에서


한참 걷다보니 움푹 파인 곳이 나타났다

고개를 들자 사방이 물웅덩이였다


나는 언덕의 기분을 살폈다

이렇게 많은 물웅덩이를 거느린 삶이라니

발이 푹푹 빠지는 여름이라니

무엇이 너를 이렇게 만든 거니


언덕은 울상을 하고서

얼마 전부터 흰토끼 한마리가 보이질 않는다 했다


그뒤론 계속 내리막이었다

감당할 수 없는 속도로 밤이 왔다

언덕은 자신에게

아직 토끼가 많이 남아 있다는 사실을 모르지 않았지만


고요 다음은 반드시 폭풍우라는 사실

여름은 모든 것을 불태우기 위해 존재하는 계절이라는 사실도

모르지 않았다


우리가 잃어버린 것이 토끼일까

쫓기듯 쫓으며


나는 무수한 언덕 가운데

왜 하필 이곳이어야 했는지를 생각했다


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어떤 시간은 반으로 접힌다

펼쳐보면 다른 풍경이 되어 있다


-  시집  <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에서,  2020  -










 * 우리는 인생이라는 언덕을 걷는다.

   무수한 언덕 가운데 왜 하필 이 언덕을 나는 걷고 있는 걸까,

   생각도 하면서, 우리는 걷는다.

   그리고, 그 언덕에서 우리는 배운다.

   생각에 따라, 펼쳐보면 다른 풍경으로 언덕은 다가온다는 것을.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913건 49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2513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9 0 07-20
251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3 0 07-19
2511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6 0 07-19
2510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3 0 07-19
2509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9 0 07-18
2508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8 0 07-18
2507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7 0 07-17
2506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4 0 07-17
2505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3 0 07-16
2504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0 0 07-16
2503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8 0 07-16
2502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3 0 07-15
2501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2 0 07-15
2500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2 0 07-14
2499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4 0 07-14
2498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8 0 07-14
2497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2 1 07-13
2496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0 0 07-13
2495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0 0 07-13
2494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7 0 07-12
2493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1 0 07-12
249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7 0 07-12
2491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9 0 07-12
2490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6 0 07-11
2489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2 0 07-11
2488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3 0 07-11
2487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8 0 07-10
2486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5 0 07-10
2485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2 0 07-10
2484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6 0 07-09
2483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7 0 07-09
2482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5 0 07-09
2481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4 1 07-08
2480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1 0 07-08
2479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1 0 07-08
2478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7 0 07-08
2477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3 0 07-07
2476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8 0 07-07
2475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0 0 07-06
2474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4 0 07-06
2473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6 0 07-06
열람중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5 0 07-05
247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6 0 07-05
2470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9 0 07-05
2469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2 0 07-05
2468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5 0 07-04
2467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6 0 07-04
2466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0 0 07-04
2465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6 0 07-03
2464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5 0 07-03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