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유병록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발/유병록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15회 작성일 21-07-09 18:15

본문

 발 





 유병록





 지나간 고통은 얼마나 순한가


 인간 하나쯤 아무렇지 않게 태우고 다니는 네발짐승 같다

 말귀를 알아듣는 가축 같다


 소리 없이

 나를 태우고 밥집에도 가고 상점에도 들른다

 달리거나 가만히 서 있기도 한다


 한참을 잊고 지내다

 네 등에 올라타고 있다는 사실을 떠올린다


 길들여진 고통은 얼마나 순종적인가

 사나운 짐승의 시간은 이미 오래전의 일

 네 발이 내 것 같다


 말을 듣지 않고 날뛰는 시간도 있다

 그러나 너를 껴안으면 떨어지지 않을 만큼만 위험한 길


 참을 수 있을 만한 시간이 참기 어려운 밤


 발을 어루만진다

 발가락을 하나씩 세어본다

 내 발이 네 것 같다


 너는 나를 태우고 또 어디론가 가려 한다


 네 등은 따뜻하고

 나는 그 커다랗고 우멍한 눈동자와 마주치는 일이 드물다


 -  시집  <아무 다짐도 하지 않기로 해요>에서,  2020  -







-발은 중력과 나의 모든 하중을 스스로 견디고 있다.

 그것은 고통의 길이다.

 한마디 불평도 없이 가는 순종의 삶이다.

 그 우멍한 눈동자 한번 보여주지 않고 가는 길이다.

 오늘, 

 나를 업고 다니느라 족저근막염 걸린 내 발을 진하게 안아 보았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913건 49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2513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9 0 07-20
251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3 0 07-19
2511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6 0 07-19
2510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3 0 07-19
2509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9 0 07-18
2508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8 0 07-18
2507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7 0 07-17
2506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4 0 07-17
2505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3 0 07-16
2504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9 0 07-16
2503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8 0 07-16
2502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2 0 07-15
2501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1 0 07-15
2500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1 0 07-14
2499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4 0 07-14
2498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7 0 07-14
2497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1 1 07-13
2496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0 0 07-13
2495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9 0 07-13
2494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7 0 07-12
2493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1 0 07-12
249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7 0 07-12
2491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9 0 07-12
2490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6 0 07-11
2489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2 0 07-11
2488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3 0 07-11
2487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8 0 07-10
2486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5 0 07-10
2485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2 0 07-10
열람중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6 0 07-09
2483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7 0 07-09
2482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5 0 07-09
2481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4 1 07-08
2480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1 0 07-08
2479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1 0 07-08
2478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7 0 07-08
2477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3 0 07-07
2476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7 0 07-07
2475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0 0 07-06
2474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4 0 07-06
2473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5 0 07-06
2472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4 0 07-05
247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6 0 07-05
2470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9 0 07-05
2469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2 0 07-05
2468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5 0 07-04
2467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6 0 07-04
2466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0 0 07-04
2465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6 0 07-03
2464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5 0 07-03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