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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달이 지다 / 최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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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39회 작성일 19-05-11 04:50

본문

달이 지다 / 최소연


경포동 산 52번지 기슭에 그는

둥근 집을 짓고 산다


오래전부터

뒷골목 검은 바람을 안고 절구질을 한다

생의 가믐으로 등뼈가 드러나고

어두운 뒤태로 궁핍이 찾아오는 날엔

밤마다 무녀를 찾아간다

시간이 갉아먹어 등이 휘어진 몸,

보릿고개를 넘다가


궁핍의 그림자가 내장 사이에서 기웃거릴 때

활처럼 휜 등뼈로

온몸을 밤새도록 뒤척였다

대추나무 꽃이 필 무렵,

고봉밥 앞에서 나는 보았다

그가 냉수에 슬픔 한 스푼 타 마시는 것을,


내 흰 머리카락이 휘날리고

달이 진다

내몸속에 빙하기가 찾아오고 있었다


* 2018년 상반기 <시사사> 신인상 당선작품


< 감 상 >

한 점 티 없이 밝은 달의 모습에서 궁핍한 생의 한 모습을 느껴본다


생의 가믐으로 등뼈가 드러나고, 

시간이 갉아먹어 휘어진 등과 보릿고개,

노랗게 핀 대추꽃과 고봉밥, 등 


깊은 암시성과 모호함은 궁핍한 화자의 심상과 어렴풋이 연결 되면서

독자의 상상의 폭을 넓혀주고 있다


         *                   *


무한대로 당기는 힘 우주 밖까지 끌고 갈 듯

남극점에 말뚝 박고 북극점에 또 하나 박아

동아줄로 동여 놓고 허리춤에 묶어서 

온몸으로 당겨보자


은하수 속으로 달아나며 이리저리 부딪친다

섬광이 번쩍 번쩍 작은 별들 깨지는 소리

우주가 흔들흔들 밤하늘의 불꽃축제


마그마 폭발하듯 끓는 열정 솟구쳐서

막힌 핏줄 터트려 달무리로 모여든다

뼛속까지 활짝 열고 넓은 창공 마셔보자


               - 졸작 <달사냥>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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