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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행 기차를 탄다 =최금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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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7회 작성일 24-11-10 21:12

본문

시베리아행 기차를 탄다

=최금진

 

 

    담양 대숲에 와 너에게 가는 기차를 탄다, 날마다 새로 가보는 나라

    추위는 가지에 돋고, 동충하초, 죽음을 빨아 먹고 자라난 망상 속에

    밤새 철로를 놓아주던 눈들은 시베리아로 노역하러 가고

    호수 위를 걷는 소금쟁이의 기적을 믿던 사랑, 인간 이하의 짓

    어머니는 담양에 와서 자꾸 이곳 사람들 말을 못 알아먹고

    빵을 나눠 먹을 늙은 개 한 마리 없이 대숲을 걷는다

    대숲에 내리는 눈은 은하수처럼 푸르고

    눈을 감으면 숲이 내 속에 들어오고, 눈을 뜨면 내가 숲이 되는 동안

    어머니는 관절염을 질질 끌고 오일장에 나가 내 우울증을 위해 약재를 살 때

    시베리아행 열차는 겨울에 떠나고, 겨울은 외로운 자들이 지어놓은 낡은 건물

    사랑은 사람이 할 수 있는 가장 비굴한 짓, 너와 내가 죽으면

    어느 풀랫폼에서 다른 기차를 갈아타며 인사를 나눌까

    화장지처럼 둘둘 풀려서 날아가는 새들아, 북쪽 어느 추운 해변에서

    너는 나와 같은 성씨를 갖는다, 어머니는 각서를 쓰라하고

    똑바로 살 마음이 내겐 없는데, 기차를 타고 어디까지 가야 너와 헤어질까

    나는 어린 왕자, 나는 이상한 아저씨, 나는 라엘리안, 나는 시베리아행 기차

    나는 세상을 예언할 수 있을 것 같다, 사람들을 다 꿰뚫어 볼 수 있을 것 같다

    대숲에서, 시베리아 유민들의 얼어터진 유배의 역사를 읽는다

 

 

   창비시선 377 최금진 시집 사랑도 없이 거미귀신 20-21p

 

 

   얼띤 드립 한 잔

    시제 시베리아행 기차를 탄다소리은유를 사용한 시베리아, +berry(산딸기류 열매), bury(묻다), vary(다르다, 다양하다)+나 아로 이룬다. berrybury, vary는 발음은 같으나 억양은 조금씩 다르다. 기차는 칸칸으로 이룬 시의 고체성이다. 담양 대숲에 와 너에게 가는 기차를 탄다. 그곳은 날마다 새로 가보는 나라다. 담양, 멜 짊어지는 것으로 담으로 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은 물론 볕이다. 보는 상황 봄이므로 보아야 너에게 설 수 있으니까, 기차를 타고 기적을 울리고 아, , 아흐 날마다 새로 새것 같은 새로운 곳으로 가보고 싶다. 궁금하니까! 그곳은 깊은 나라다. 추위는 가지에 돋고, 동충하초, 죽음을 빨아 먹고 자라난 망상 속에. 추위와 가지는 대치를 이룬다. 동충하초는 동은 역시 서와 반대로 혁명이 일어나는 곳 하초는 아래 풀밭이란 뜻이다. 죽음은 이미 피안에 든 시며 망상은 북에 일어난 오로라 현상과 같다. 밤새 철로를 놓아주던 눈들은 시베리아로 노역하러 가고. 철로는 시 고체성과 쌍벽을 이루는 상황적 시어다. 노역勞役 역시 괴롭고 힘든 일이다. 호수 위를 걷는 소금쟁이의 기적을 믿던 사랑, 인간 이하의 짓. 호수가 물의 상징적 담론이라면 소금쟁이는 백색의 결정체이자 맛의 순결미를 더한다. 인간 이하의 짓 사람이 할 수 없는 일 지상 세계는 상상에 맡긴다. 물론 지는 종이의 제유다. 어머니는 담양에 와서 자꾸 이곳 사람들 말을 못 알아먹고. 어머니는 나를 낳은 자며 시 객체다. 죽음의 세계를 이해할 수 없다. 빵을 나눠 먹을 늙은 개 한 마리 없이 대숲을 걷는다. 빵은 부푼 마음을 상징하며 늙은 개에서 이미 죽음에 다다른 동물적 심성을 그려 넣는다. 대숲은 한 치 앞도 찌를 수 없는 꼿꼿하게 선 어둠의 표상이겠다. 대숲에 내리는 눈은 은하수처럼 푸르고. 은하수에서 은은 은혜 은으로 보고 하수는 밑에 흐르는 물로 구체를 상징한다. 푸르다는 말은 아직 살아 움직임을 표현하는 색감이다. 눈을 감으면 숲이 내 속에 들어오고, 눈을 뜨면 내가 숲이 되는 동안. 여기서 숲은 대숲과 대조를 이룬다. 어머니는 관절염을 질질 끌고 오일장에 나가 내 우울증을 위해 약재를 살 때. 시는 어느 정도는 경험적인 것을 바탕을 이루는데 이 장면에서 볼 수 있다. 약재를 사러 가신 것은 분명해 보인다. 물론 시라는 또 다른 측면에서 보아도 관절염이라는 삐꺽거리며 오는 시 객체를 묘사하며 오일장에서 내가 노는 마당을 은유한 시어, 우울증은 오른쪽 세계관에 대해 막힘을 약재는 기술적인 분석 따위 노략질이나 다스리거나. 시베리아행 열차는 겨울에 떠나고, 겨울은 외로운 자들이 지어놓은 낡은 건물. 시로 가는 여행은 늘 겨울이 출발점이다. 동면상태다. 이 동면을 만든 자는 고독과 외로움으로 점철되어 있음을 확언한다. 늘 개방적이고 사회성이 짙은 자는 이해할 수 없는 영역이다. 사랑은 사람이 할 수 있는 가장 비굴한 짓, 너와 내가 죽으면. 아무래도 사랑에 깊은 상처가 있었나 보다. 시와 교감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사랑이 깨치면 죽음밖에 없으니까. 어느 플랫폼에서 다른 기차를 갈아타며 인사를 나눌까. 플랫폼은 역으로 바꾸거나, 지경, 부릴, 지낼, , 거스를, 통변할, 염병, 삐걱거릴, 풀어낼곳이다. 화장지처럼 둘둘 풀려서 날아가는 새들아, 북쪽 어느 추운 해변에서. 화장지 밑씻개다. 혼자가 또 다른 혼()을 닦을 때 그 소임은 다한 것이 된다. 북쪽은 남과 역 뱡향으로 시 객체가 머무는 곳이다. 너는 나와 같은 성씨를 갖는다, 어머니는 각서를 쓰라하고. 성씨에서 성은 이룰 성, 성서러울 성, 별 성이자 소리 성이며 씨는 알맹이 구체다. 각서에서 각은 각각을 뜻하는 각에다가 혼을 뜻하는 뿔 각이며 서는 글이다. 물론 각서는 각서覺書로 쓰고 약속을 지키겠다는 문서지만 말이다. 똑바로 살 마음이 내겐 없는데, 기차를 타고 어디까지 가야 너와 헤어질까. 시적 자아는 그냥 그곳에 머물러 있으며 숲은 아직도 이해를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나는 어린 왕자, 나는 이상한 아저씨, 나는 라엘리안, 나는 시베리아행 기차. 왕자에서 임금 왕이라는 뜻도 있지만 갈 왕으로 오고 가는 자를 뜻하며 아저씨에서 나 아에 밑 저씨앗이다. 라엘리안은 메시지에 대한 가이드, 일종의 사이비종교와도 같다. 나는 세상을 예언할 수 있을 것 같다. 사람들을 다 꿰뚫어 볼 수 있을 것 같다. 추측이다. 대숲에서 시베리아 유민들의 얼어 터진 유배의 역사를 읽는다. 유배流配 죄인을 귀양보내는 것으로 자를 보내는 건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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