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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으로 만든 외투 =강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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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44회 작성일 24-11-12 21:18

본문

납으로 만든 외투

=강성은

 

 

    개를 타고 지붕 위를 달려라

 

    태양이 뿜어내는 물감처럼 비명을 질러라

 

    거울 속의 여자를 꺼내 붉은 탯줄을 잘라라

 

    버려진 슬리퍼 한 짝처럼 헤프게 웃어라

 

    면도칼로 나의 꿈을 살해하라

 

    머릿속의 녹슨 활자들을 태워버려라

 

    오, 서둘러 천 개의 단추를 풀어라

 

    관 속에 누워 껌을 씹어라

 

 

   창비시선 303 강성은 시집 구두를 신고 잠이 들었다 63p

 

 

   얼띤 드립 한 잔

    시제 납으로 만든 외투에서 납은 밀 랍으로 벌꿀을 뜨거운 물에 녹여서 채취한 황랍을 가공(加工)하여 얻는 흰색의 물질이겠다. 외투는 시 객체로 겉을 은유한다. 개를 타고 지붕 위를 달려라. 물어뜯는 동물적 심성을 그린 개와 지붕은 대조를 이룬다. 그러니까 지붕은 시를 안착한 종이 지와 어를 묶어 놓은 묶을 포대기 붕으로 이룬 시어겠다. 태양이 뿜어내는 물감처럼 비명을 질러라. 시의 동질감이자 균형 감각을 논하는 대목으로 시적 동화를 그린다. 거울 속의 여자를 꺼내 붉은 탯줄을 잘라라. 우물 속 비친 자아와 우물 속 비친 별빛은 엄연히 다르다. 과연 해가 뜰 수 있을까? 버려진 슬리퍼 한 짝처럼 헤프게 웃어라. 끈 떨어진 신발에 텅텅 빈 주머니를 상상하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면도칼로 나의 꿈을 살해하라. 세월이 짙을수록 수염의 굵기는 잘라내는 맛이 있고 자르고 잘라도 더 솟아오르는 코털에 수치심이 일기는 하지만 비는 좀처럼 내리지 않는다. 머릿속의 녹슨 활자들을 태워버려라. 육체적 삶에서 정신적 삶으로의 이행과 더 고독한 지경에서 더욱 분간이 안 가는 영역으로 승화하는 일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겠지만 다만 천박하지 않은 직물로 매무새만큼은 있어야겠다. , 서둘러 천 개의 단추를 풀어라. 천 개의 외투를 벗긴다. 과하다. 단 한 개의 외투도 버겁기만 한데 그러니까 시다. 관 속에 누워 껌을 씹어라. 여발통치如拔痛齒로 괴로움이 늘 남아 있는 이 세계에서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줄 수 있는 일만 나에게는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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