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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복 / 보들레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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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90회 작성일 21-06-22 00:00

본문

전지전능의 하나님 점지를 받아
시인이 이 지루한 세상에 나오려 할 때
질겁한 어머니는 불경스런 마음으로 가득하여
그녀를 측은히 여기는 하나님을 향해 두 주먹을 불끈 쥔다.


아아! 이 조롱거리를 키우느니
차라리 독사를 한 무더기 낳을 것을.
내 뱃속에 속죗거리를 잉태시킨
그 덧없는 쾌락의 밤이 저주스럽구나!


고작 내 한심스런 남편의 미움거리가 되고자
수많은 여자 중에 내가 선택되었기에,
이 오그라든 괴물을 연애편지처럼
타오르는 불꽃 속에 던지지도 못하나니.


그대의 증오로 저주받은 이 씨앗은
나를 짓누르는 분노를 솟구치게 할지니
독기 품은 새싹이 돋아나지 못하도록
늦기 전에 이 나무를 아주 비틀어 놓으리라!


그녀는 이처럼 원한의 거품을 삼키며
영원의 섭리 따위는 깨닫지 못한 채
제 스스로 지옥의 계곡 깊숙이 쌓아 놓는다,
어미의 죗값으로 화형을 치룰 장작더미를.


그럼에도 한 천사의 보이지 않는 보살핌으로
불쌍한 그 아이는 햇볕을 듬뿍 받았고
먹고 마시는 모든 것 속에서
올림포스 신들의 양식과 감미로운 신주를 찾아낸다.


그는 바람과 놀고 구름과 함께 떠들며
십자가의 길에 도취되어 노래한다.
그의 순례길을 동행하는 정령은
숲속의 새처럼 즐거워하는 그 모습에 눈물짓는다.


그가 사랑하려는 이들은 모두 두려워하며 그를 주시하다가
얌전한 그 모습에 용기가 났는지
누가 그를 탄식하게 할 수 있을까,
마치 시험하듯 온갖 악랄한 짓을 저지른다.


그의 입에 들어갈 빵과 포도주 속에
더러운 가래와 재를 섞어 놓고
그의 손이 닿은 것은 화들짝 집어던지고
그의 발자국이라도 밟으면 자신을 책망한다.


그의 아내는 광장에 나와 외친다.
남편은 내가 너무 아름다워 우러러보니
내가 고대의 우상 노릇을 할 수밖에.
나도 우상처럼 몸에 금칠을 할 거라오.


그리고 감송향, 향유와 몰약에 휩싸여
찬미와 술과 고기에 취하리라.
나를 흠모하는 자, 과연 그 마음에서
신앙심마저 웃으며 가로챌 수 있을지 한번 보려 하오.


이 불경스런 유희에 싫증이 나면
내 가냘프고 집요한 손을 그에게 얹고
마수와 같은 내 손톱으로
그의 심장까지 뚫어버리리라.


갓 난 새처럼 파르르 떨고 있는
시뻘건 그의 심장을 가슴에서 뜯어내리라.
내 사랑스런 짐승들이 실컷 먹도록
땅바닥에 마구마구 던져주리!


하늘의 찬란한 옥좌로 향한 그의 눈
시인이 경건한 두 팔을 쳐들자
섬광처럼 퍼져나간 명철한 그의 정신
광란의 군중 모습을 가려버린다.


축복하나이다, 하나님, 당신이 주신 고통은
우리의 불경을 덮는 성스런 묘약일지니,
지고지순한 영약의 진수는 오직
강자에게만 허용된 성스런 쾌락!


알고 있습니다, 성스런 군단의 거룩한 대열 속에
당신이 시인을 위해 남겨두신 자리를.
그리고 옥좌와 역품 천사, 주 천사들의 영원한 향연에
당신이 이 시인을 초대하셨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오직 고통만이 고귀하다는 것을.
이승도 지옥도 이것만은 뜯어내지 못하나니,
내가 엮을 신비로운 왕관을 위해선
모든 시간과 우주가 꼭 필요하다는 것을.


하지만 그 옛날 팔미라가 잃었다는 보석도
그 어떤 미지의 금속과 바닷속 진주도
당신이 아무리 깎고 다듬는다 해도 미치지 못하리,
내가 만들 눈부시게 빛나는 이 아름다운 왕관에는.


왜냐하면 그 왕관은 성스런 태초의 광원에서 자란
오로지 순수한 빛으로만 만들어지기에.
인간의 눈이 제아무리 찬란히 빛난다 해도
고작 애처롭게 흐려지는 거울일 뿐이기에!


<보들레르는 1821연도에 출생했다, 시집으로 악의 꽃이 있다.>


감상평 : 현대시의 창시자라고 불리는 대시인이 15연도만에 완한 악의 꽃이라는 시집에 실린 축복이라는 시가 고작 이정도라니 약간은 실망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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