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결핵 / 고은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폐결핵 / 고은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84회 작성일 21-06-29 00:05

본문

1
누님이 와서 이마맡에 앉고
외로운 파스 하이드라지드병 속에
들어 있는 정서(情緖)를 보고 있다.
뜨락의 목련이 쪼개어지고 있다.
한 번의 긴 숨이 창 너머 하늘로 삭아가버린다.
오늘, 슬픈 하루의 오후에도
늑골에서 두근거리는 신(神)이
어딘가의 머나먼 곳으로 간다.
지금은 거울에 담겨진 기도와
소름조차 말라버린 얼굴
모든 것은 이렇게 두려웁고나
기침은 누님의 간음,
한 겨를의 실크빛 연애에도
나의 시달리는 홑이불의 일요일을
누님이 그렇게 보고 있다.
언제나 오는 것은 없고 떠나는 것뿐
누님이 치마 끝을 매만지며
화장 얼굴의 땀을 닦아내린다.


2
형수는 형의 얘기를 해준다.
형수의 묵은 젖을 빨으며
고향의 병풍(屛風) 아래로 유혹된다.
그분보다도 이미 아는 형의 반생애,
나는 차라리 모르는 척하고 눈을 감는다.
항상 기(旗) 아래 있는 영웅이 떠오르며
그 영웅을 잠재우는 미인이 떠오르며
형수에게 넓은 농지에 대하여 물어보려 한다.
내가 창조한 것은 누가 이을까.
쓸쓸하게 고개에 녹아가는
눈허리의 명암(明暗)을 씻고 그분은 나를 본다.
작은 카나리아 핏방울을 혀에 구을리며
자고 싶도록 밤이 간다.
내가 자는 것만이 사는 것이다.
그리고 형의 사후를 잊어야 한다.
얼마나 많은 끝이 또 하나 지나가는가.
형수는 밤의 부엌 램프를
내 기침 소리에 맡기고 간다.


<고은이라는 시인이다, 노벨문학상 후보에 거론된 인물.>


감상평 : 성추행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면서 미투를 촉발시킨 인물에게 배울 점은 없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913건 50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2463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9 0 07-03
2462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7 0 07-02
2461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2 0 07-02
2460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1 0 07-02
2459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9 0 07-01
2458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6 0 07-01
2457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1 0 07-01
2456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0 1 06-30
2455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1 0 06-30
2454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0 0 06-30
2453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37 0 06-30
2452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7 0 06-29
2451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25 1 06-29
열람중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5 0 06-29
2449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5 0 06-28
2448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1 0 06-28
2447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1 0 06-28
244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9 0 06-28
2445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1 0 06-27
2444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8 0 06-27
2443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6 1 06-27
2442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7 0 06-26
2441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1 0 06-26
2440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4 0 06-26
2439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4 0 06-26
2438 날건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9 1 06-25
2437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0 0 06-25
2436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0 0 06-25
2435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1 1 06-25
2434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5 0 06-24
243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7 0 06-24
2432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2 0 06-24
2431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3 0 06-24
2430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4 0 06-23
2429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6 1 06-23
2428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7 0 06-23
2427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6 0 06-22
2426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9 0 06-22
2425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0 0 06-22
2424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4 0 06-21
2423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2 1 06-21
2422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3 0 06-21
242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2 0 06-21
2420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3 0 06-20
2419 魔皇이강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9 0 06-20
2418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2 0 06-20
2417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1 1 06-20
2416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2 1 06-19
2415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6 1 06-17
2414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9 1 06-15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