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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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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주인/이홍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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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53회 작성일 21-06-03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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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 





이홍섭





아이가

힘겹게 뒤집기를 시작하면서

이 철없는 세상을 용서하기로 했다


마흔 넘어 찾아온 아이가

외로 자기 시작하면서

이 외로운 세상을 용서하기로 했다


바람에 뒤집히는 감잎 한 장

엉덩이를 치켜들고 전진하는 애벌레 한 마리도

여기 이 세상의 어여쁜 주인이시다


힘겹고, 외로워도

가야 하는 세상이 저기 있다


- 시집 <터미널>에서, 2011 -











 * 가끔 복잡한 상징과 해석에 머리를 싸매야 하는 시를 멀리하고,

   이렇게 단순하면서도 명징한 뜻을 가슴에 새겨주는 시를 가까이 하고 싶을 때가 있다.

   아이의 뒤집기, 외로 자는 모습, 감잎 한 장, 애벌레 하나가

   어려운 시보다 위대하므로, 아니 그들이 시의 주인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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