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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시)/박영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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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76회 작성일 21-05-02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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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시) 





박영근 






눈발을 걷고

밤하늘에

푸르게 돋아나는 별자리 우러러

이제 나는 길을 묻지 않는다


바람 속

송이

송이

눈을 치켜뜨고 

서로의 몸을 부딪쳐

새하얗게

불을 켜고

내달리다

땅거죽에 얼어붙는

그 죽음 속에


나의 詩(시)가

어두운 골목길

얼어붙은 돌멩이 하나의


갈데 없는

침묵이 된다 해도

별빛이 차게 비웃는

비참이 된다 해도



 - 시집 <지금도 그 별은 눈뜨는가>에서, 1997 -









* 그래, 시가 이 정돈 되어야 시라 할 수 있다.

  결국 침묵으로, 비참으로 사라진다 해도

  제 갈 길 걸어가는 게 시(詩)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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