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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터미널에서의 낚시질/길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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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76회 작성일 21-05-09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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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터미널에서의 낚시질 





 길상호






 사람은 많은데 그 사람은 없다


 터미널 대합실 의자에 앉아 그 사람의 그림자에 낚시를 던진다 바늘 끝에 매달아 놓은 미끼는 그대 내 곁에 머물던 날들의 추억들이다 비슷한 기억으로 아파했던 사람들 가끔 곁눈질로 다가와 미끼를 건드리면 나는 실 가닥을 타고 전해지는 가느다란 희망에 두근거리다가 또 허망한 낚싯대를 끌어올린다 낚싯대 끝에 달아놓았던 추억 덩어리는 사라지고 없다 차들이 도착할 때마다 물결을 일으키며 한 무리 색색의 기억들이 떠오르지만 누구도 나의 바늘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 매점에 쌓여있는 물건들이 수초처럼 흔들리면 그 손짓을 따라 몇몇의 기억들은 거기서 허기를 채우고 딱딱한 의자에서 무료해지기 시작한 나는 이제 낚싯대를 걷는다 그대를 떠올리며 달아둔 찌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해 물에 잠기고 만 나를 끌어올리며 그대 잊으려 한다 너무 많은 사람들 안에서 익명이 되어버린 그대 그림자, 돌아오는 길 낚싯대 끝에는 내가 매달려 아가미를 헉헉대고 있다



- 시집 <오동나무 안에 잠들다>에서, 2018 -









* 요 근래 읽은 시들 중에서 가장 감동적인 시다.

  '사람은 많은데 그 사람은 없다'

  이 구절에서 끝났다.

  모든 구절들이 너무 좋아 가슴이 벅찰 정도다.

  당분간 헤어나지 못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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