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진은영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사실/ 진은영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88회 작성일 21-03-15 07:10

본문

(김부회의 시가 있는 아침 – 김포신문) 사실/ 진은영


사실


진은영


별들이 움직이지 않는 물 위를 고요가 흘러간다는 사실

물에 빠진 아이가 있었다는 사실

오늘 밤에도 그 애가 친지들의 심장을 징검다리처럼 밟고

물을 무사히 건넌다는 사실

한양대학교 옆 작은 돌다리에서 빠져 죽은 내 짝은 참 잘해줬다, 사실은

전날 내게 하늘색 색연필을 빌려줬다

늘 죽은 사람에게는 돌려주지 못한 것이 많다, 사실일까

사실 나는 건망증이 심하다

죽은 사람에게는 들려주지 못한 것도 많을 텐데

노래가 여기저기 떠도는 이유 같은 거

그 사람이 꼭 죽어야 했던 이유 같은 거

그 이유가 여기저기 떠도는 노래 같은 거

사실을 말할 수도 있겠지만


내 짝은 입을 꼭 다물고 건져졌다는데

말할 수 없다

그 애가 들려주려던 사실

어둠의 긴 팔에 각자 입 맞추며 속삭였다

산 사람대로 죽은 사람대로 사실대로


(시감상)


  봄이 왔다. 아직 목련은 개화하지 않았다. 남녘부터 온 봄의 전령이 한 두 주쯤이면 지천으로 만발할 것이다. 목련이 켠 봄의 등불이. 요즘 전국을 강타하는 3살 여자아이 사건이 있다. 뉴스에 의하면 어머니가 아닌 언니라고 한다. 외할머니가 엄마라고 한다. 이 무슨 일인가? 사실을 알고 싶다. 이유도 알고 싶다. 무엇보다 사실대로 사실을 알고 싶다. 산다는 것은 사랑한다는 것이라는데, 우린 정작 무엇을, 왜, 어떻게 사랑하고 있는지? 이 봄에 도도하게 핀 목련을 본다면 나는 사실대로 살고 있는지 묻고 싶다. 산 사람대로 죽은 사람대로 사실대로라는 말이 필요한 날이다. (글/ 김부회 시인, 평론가)


(프로필)

대전, 이화여대 철학과 및 대학원, 문학과 사회 등단, 시집(훔쳐가는 노래)외 다수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915건 53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2315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9 0 03-29
231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6 0 03-29
2313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8 0 03-28
2312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3 0 03-27
2311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1 0 03-26
2310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1 0 03-25
2309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4 0 03-24
2308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3 0 03-23
2307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7 0 03-23
230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1 0 03-22
2305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2 0 03-20
230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4 0 03-19
2303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8 0 03-19
열람중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9 0 03-15
230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2 0 03-15
2300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4 0 03-13
2299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4 0 03-12
2298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5 0 03-09
2297 1활연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7 0 03-08
229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0 0 03-08
2295 1활연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1 0 03-07
2294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0 0 03-06
2293 1활연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8 0 03-06
229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5 0 03-05
229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6 0 03-01
2290 1활연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2 0 02-26
228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7 1 02-26
228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6 1 02-24
2287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1 0 02-22
2286 1활연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7 0 02-22
228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7 0 02-22
2284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35 0 02-20
2283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1 0 02-19
2282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1 0 02-18
2281 1활연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1 0 02-18
2280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3 0 02-17
2279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3 0 02-16
2278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9 0 02-15
2277 1활연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4 0 02-15
227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6 0 02-15
2275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1 0 02-14
2274 1활연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8 0 02-13
2273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1 0 02-13
2272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2 0 02-12
2271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6 0 02-11
2270 1활연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4 0 02-11
2269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1 0 02-10
226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4 0 02-10
2267 1활연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45 0 02-10
2266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3 0 02-09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