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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이라는 말/문성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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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50회 작성일 21-03-26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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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이라는 말 





문성해 






결이라는 말은

살짝 묻어 있다는 말

덧칠되어 있다는 말


살결 밤결 물결은

살이 밤이 물이

살짝 곁을 내주었단 말

와서 앉았다 가도 된단 말


그리하여 나는

살에도 밤에도 물에도 스밀 수 있단 말

쭈뼛거리는 내게 방석을 내주는 말


결을 가진 말들은

고여 있기보단

어딘가로 흐르는 중이고


씨앗을 심어도 될 만큼

그 말 속에

진종일

물기를 머금는 말


바람결 잠결 꿈결이

모두모두 그러한 말



- 시집 <입술을 건너간 이름>에서, 2012 -








 * 시인의 시는 쉽다.

   쉬우면서 깊다.

   살짝 곁에 머물고 싶은 시,

   가서 앉았다 오고픈 시,

   진종일 물기를 머금어 씨앗이 꽃이 되고 열매가 되는 그러한 시,

   모두모두 내 마음에서 경작하고 싶은 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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