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무덤/신용목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바람의 무덤/신용목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92회 작성일 21-03-27 17:51

본문

바람의 무덤 






신용목







마른 낙엽과

구긴 종이와

찢은 봉지가


한곳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추격자의 창끝처럼 비가

비스듬히 내리꽂혔다


소년이 방죽에서 눈을 팔았구나

한 점씩 붉은 뺨과 맞바꿨구나


구르는 데마다가 낭떠러지 깊이였으니

캄캄한 사방 어딘지도 모르게 쓸려가고


은빛 빗금이 기워내는 어둠에 덧대지는 기차소리


파주에는 이런 비가 내린다


버려진 얼굴이 그 살의 연한 막으로 먼 귀퉁이 가등처럼 붉어질 때


취기로 타는 몸들 하나씩의 등불이 되어 환한 허기를 던지러 간다

달려가는 자의 등에서 저를 마감하는 창끝처럼


구름의 방향이 세상의 가장 가파른 비탈이므로


결국 우리는 바라보던 곳을 향하여 쓰러지리라


방죽은 저녁을 퍼와 강물 위에 붓고

빗줄기의 귀마다 꿰어지는 기차소리


마른 낙엽과

구긴 종이와

찢은 봉지가


쓸려가는 한곳으로 눈먼 우리는


소년의 등에 꽂혀 방죽을 떠난다




- 시집 <바람의 백만번째 어금니>에서, 2007 -










* 낙엽과 종이와 봉지가 쓸려간다.

  저녁을 퍼오는 방죽이 있고, 그곳엔 소년이 있다.

  그리고 소년의 등에 창처럼 꽂혀 방죽을 떠나는 것들이 있다.

  바람의 이야기가 결코 아니다, 등불 같은 몸을 가진 우리의 이야기다.

  상징으로 점철된 시지만, 파주 같은, 몸과 현실의 비가 내리는 이야기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914건 53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231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6 0 03-29
2313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7 0 03-28
열람중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3 0 03-27
2311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1 0 03-26
2310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0 0 03-25
2309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3 0 03-24
2308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3 0 03-23
2307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6 0 03-23
230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1 0 03-22
2305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2 0 03-20
230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3 0 03-19
2303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8 0 03-19
230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8 0 03-15
230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2 0 03-15
2300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3 0 03-13
2299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4 0 03-12
2298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5 0 03-09
2297 1활연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7 0 03-08
229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0 0 03-08
2295 1활연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0 0 03-07
2294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0 0 03-06
2293 1활연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8 0 03-06
229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5 0 03-05
229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5 0 03-01
2290 1활연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1 0 02-26
228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7 1 02-26
228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6 1 02-24
2287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1 0 02-22
2286 1활연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7 0 02-22
228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7 0 02-22
2284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35 0 02-20
2283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1 0 02-19
2282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0 0 02-18
2281 1활연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1 0 02-18
2280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2 0 02-17
2279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3 0 02-16
2278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9 0 02-15
2277 1활연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3 0 02-15
227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6 0 02-15
2275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1 0 02-14
2274 1활연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8 0 02-13
2273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1 0 02-13
2272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2 0 02-12
2271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6 0 02-11
2270 1활연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4 0 02-11
2269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1 0 02-10
226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4 0 02-10
2267 1활연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45 0 02-10
2266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3 0 02-09
2265 1활연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7 0 02-09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