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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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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생각담요 아래 살다/박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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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04회 작성일 21-01-05 18:43

본문

생각담요 아래 살다 




박연준 





바람이 덩어리로 지나다니는 겨울,

저녁입니다

무거워진 생각을 발끝으로 차며 걷는데

별안간 생각은 오래전

아랫목에 펼쳐놓은 밍크담요가 되어

펄럭이다 따뜻해집니다

안을 들춰보니

작고, 고요하고, 가느다란 옛날이

아무것도 모른 채 살고 있었습니다

어깨가 굽은 순한 가장들과

콩나물국에 밥을 말아 먹는 식구들

골목과 마당과 연탄 속을 뛰어다니다 잠든 쥐들

같이 살던, 쥐들

점선으로 걸음을 그리며 다가오던 저녁도

여전히 살고 있었습니다


다시 담요를 덮고

주문을 외우고 눈을 감으니

골목을 데리고 사라지던

두부장수 종소리


느리게 오는 기억은 오는 동안

귀퉁이를 잃지요

담요 아래서나 살지요


차가워진 턱 아래를 만져봅니다

지붕 아래 숨어 사는 고드름들이

한꺼번에 물이 되어 쏟아질 듯

흔들립니다



- 시집 <베누스 푸디카>에서, 2017 -





* 자잘한 해석을 가하면 실례인 시가 있다.

  이 시가 그렇다.

  그저 생각담요 아래서 조용히, 잠을 청하듯 그렇게,

  우리는 시에 젖어들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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