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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몸살/박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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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53회 작성일 21-01-22 18:09

본문

몸살 




박철 





베란다 너머 가을 들판의 

벼 베는 꼴을 보다가

초등학교 1학년 딸아이에게

인생이란 무엇이냐 물으니

그냥 대충대충 살아요 한다

그래 그 말이 맞겠다 싶다가도

남들은 저렇게 가지런히 벼를 베는데

대충대충 살아도 되는가 싶어

다시 한번 물으니 아이는

답답하다는 듯 내 얼굴을 올려다보고는

돌아앉아 정성스럽게 크레파스를 칠한다


사흘 더 병치레를 하고

들판으로 나섰다

광화문 사무실로 전화를 하니 아내가

전화기에서 바람소리가 들린다 한다

수첩을 펴고 논둑에 서서

이리저리 전화를 걸었다


호주 미국까지 호들갑을 떨며

김포 벌판의 바람소리를 들려주었다

떠나가던 독감이 되돌아와

밤새 다시 신열을 앓았다

바람소린 무슨 바람소리가 들려요

핸드폰 끓는 소리지

아내가 혀를 찬다

돌아누워 식은땀을 흘리면서

이 몸살 떠나가지 않기를 빌었다


오늘밤 어느 벌판엔 또

사람 그리운 찬바람이 꽃술처럼 스밀까

논길 위에 쿨럭이며 더듬거리는 손으로

늦은 가을의

전설이나 전하며



- 시집 <험준한 사랑>에서, 2005 -






* 시가 어렵고 도대체 어디에 쓸 데가 있을까 의문이 들 때

 시인의 시를 읽으면 위로가 된다.

 험준한 인생, 험준한 사랑을 살며 또 어떨 땐 몸살로 드러눕기도 하는 우리,

 아내와 아이와 벗들에게 들판의 바람소리를 들려주며

 또 시를 쓰며 읽으며 늙어간다면 그리 밑지는 생은 아니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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